LG 트윈스가 사직 구장 내에 분 거친 바람을 이용해 롯데 자이언츠를 꺾고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LG는 2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롯데전에서 모처럼만에 상하위 타석이 폭발하며 21안타를 몰아치며 15-7로 승리를 거뒀다. 마운드에서 선발 벤자민 주키치가 호투를 하는 동안 타자들은 끊임없이 안타를 몰아쳤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날 사직구장에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는 점이다. OSEN은 8회초가 진행중인 순간에 경기 기록실을 찾아가 KBO 기록원을 통해 확인한 결과 바람 방향은 남서쪽 4.1m/sec였다. 그러나 순간 최대 풍속은 5m/sec가 넘게 불었다. 전날 3.1m/sec와 확연히 다른 바람이었다.

연패에 빠진 LG는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투타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똘똘이'주키치, 바람 방향을 이용한 투구 빛났다
먼저 선발 투수 주키치는 최근 활화산처럼 타오르고 있는 롯데 강타선을 상대로 5이닝 동안 삼진 5개를 곁들여 6피안타 3사사구 3실점(3자책)으로 호투하며 시즌 3승(1패)째를 챙겼다.

이날 주키치는 96개를 던지는 가운데 직구가 24개, 컷 패스트볼 35개, 투심 패스트볼 11개, 커브 20개, 체인지업6개를 배합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3km에 머물렀지만 주무기인 커터가 139km까지 나왔고, 평소 때와 달리 투심 패스트볼, 백도어 슬라이더, 그리고 체인지업을 바깥쪽으로 적극 활용했다.
이유가 있었다. 바람 방향 때문이었다. 주키치는 전준우, 이대호, 홍성흔, 강민호 등 롯데의 힘있는 우타자들을 상대로 몸쪽 승부를 꺼렸다. 몸쪽에 조금만 높게 들어갈 경우 평소 때 조금 깊은 외야 플라이가 바람을 타고 담장을 넘어갈 가능성이 높았다. 실제로 이날 양팀 합쳐 6개의 홈런이 터졌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이 때문에 주키치는 지난 15일 잠실 롯데전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을 때 쏠쏠한 재미를 봤던 몸쪽 공 대신 바깥쪽 승부로 확연히 다른 투구 패턴을 활용했다. 참고로 주키치는 지난 15일 롯데전에서도 바람을 이용했다. 경기 도중 "바람이 우측 외야에서 홈쪽으로 분다"는 코칭 스태프의 조언을 듣고 이대호, 홍성흔, 강민호에게 적극적으로 몸쪽 승부를 하면서 무실점을 기록할 수 있었다.
김준기 전력분석 과장도 "오늘은 바깥쪽에 투심 패스트볼과 백도어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다. 바람 방향을 놓고 볼 때 이대호에게 몸쪽 승부를 했다가는 홈런 맞기 십상"이라며 "일단 바깥쪽으로 공을 던진 뒤 홈플레이트로 적극적으로 붙으면 다시 몸쪽 공을 던져 범타로 처리하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21안타를 폭발시킨 타자들…4홈런도 바람 타고 훨훨
LG는 이날 선발타자 9명 중에서 오른손에 공을 맞아 경기 중간에 교체된 박경수를 제외하고 모두 안타를 기록했다. 4번타자 박용택은 홈런 두 개를 포함해 6타수 4안타 4타점 3득점을, 6번 정성훈도 2점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톱타자 이대형도 2안타를, 그리고 오랜만에 선발 출장한 오지환도 3안타를 몰아치며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폭발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21안타 가운데 홈런4개, 2루타 5개 등 장타가 무려 9개나 됐다는 점이다. 안타 대비 장타 비율이 무려 42.9%나 된다. 26일까지 올 시즌 LG 안타 대비 장타 비율이 22.7%인 것에 비춰볼 때 확연히 다른 수치다.
이날 경기에서 최고 히어로는 박용택이었다. 박용택은 8회와 9회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시즌 3호, 통산 659호, 개인 5호다. 박용택은 또 9회 서동욱과 함께 시즌 3호 통산 637호 랑데부 홈런까지 기록했다. 덕분에 박용택은 홈런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6회 허준혁을 상대로 투런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시즌 1호 홈런을 기록한 정성훈도 바람의 도움을 받았다. 김준기 전력분석 과장도 "배트 끝 부분에 맞았는데 타구가 의외로 멀리 뻗어 나갔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 5회 조인성의 좌월 2루타에 대해서도 "조인성이 좌측 펜스 상단을 맞춘 2루타도 둔탁한 소리가 났지만 바람을 타고 홈런이 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어찌됐건 LG는 사직에서 올 시즌 한 경기 최다인 21안타를 폭발시키며 지난 13일 두산과 롯데의 경기에서 두산의 18안타 기록을 깨뜨렸다. LG는 또 시즌 최다 타점과 득점도 15점을 기록하며 지난 9일 넥센 롯데전에서 넥센이 기록한 12점도 넘어섰다.
LG는 지난주부터 타선이 침묵하면서 최근 3연패 빠지며 올 시즌 첫 고비가 찾아왔다. 27일 박종훈 감독도 "얼마 전부터 우리 팀의 사이클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투타에서 바람을 적극 활용해 고비까지도 함께 넘어갈 기세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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