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저 숟가락만 얹었을 뿐입니다".
요즘 한화 경기는 볼맛이 난다. 아직 최하위지만 한대화 감독이 강조한 끈끈한 야구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 밑바탕에는 안정된 마운드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에이스 류현진을 필두로 안승민-양훈-장민제-김혁민으로 이어지는 만 25세 이하 토종 선발투수들이 승부가 되는 경기를 만들어주며 경기내용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난 6일 코칭스태프 개편 이후 7경기에서 한화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4.00으로 그 이전(5.68)보다 훨씬 낮아졌다.
코칭스태프 개편과 맞물려 1군 메인 투수코치가 된 정민철 투수코치도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정 코치는 "우연찮게 시기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정 코치는 재활군으로 자리를 옮긴 한용덕 투수코치 이야기를 꺼냈다. 정 코치는 "한 코치님의 노고 덕분이다. 선수들이 한 코치님께 많이 배웠다. 그게 지금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라며 "난 그저 밥상에 숟가락을 얹었을 뿐이다"고 스스로를 한없이 낮췄다.

정 코치는 한 코치와 함께 지난해 가을 마무리훈련 때부터 주력 투수들을 전담 지도했다. 올해 1군 투수코치를 함께 맡으며 마운드 재건을 위해 합심했다. 그러나 팀 성적 부진과 함께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한 코치가 재활군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대화 감독도 "코치들이 잘못한 건 하나도 없다. 분위기 쇄신 차원으로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그 이후부터 젊은 투수들이 호투를 거듭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정 코치는 "한 코치님께 '고맙다'고 하니까 '에이 뭐 그러냐'면서 웃으시더라. 한 코치님도 요즘 많이 흐뭇해 하신다. 이심전심이 느껴진다"며 웃어보였다. 갑작스럽게 메인 투수코치 중책을 맡게 된 정 코치는 "확실히 전보다 많이 바빠졌다. 책임감을 크게 느낀다"며 "요즘 투수들이 잘하고 있어 기분은 좋다. 하지만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고 유보했다.
정 코치는 "요즘 잘하고 있는 투수들은 모두 기회를 많이 받아온 선수들이다. 그동안 기회를 많이 줘왔고 이제는 기량이 올라올 때가 됐다. 지속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아직 미완성"이라고 지적한 뒤 "젊은 투수들이라 분위기를 많이 탄다. 지금은 좋은 흐름으로 가고 있다. 특히 타자들에게 맞더라도 볼넷을 주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코치는 "우리 투수들 모두 나이들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젊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안)승민이가 외모를 많이 깎아먹지만 결국 야구선수 비주얼은 성적에 비례한다. 다들 잘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특유의 농담으로 동기를 부여하고 사기를 북돋아줬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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