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선생님' 안익수(46) 감독이 단단히 화가 났다. 승리를 챙겼지만 속으로는 "오늘 경기는 차라리 져라"고 했을 정도다. 모든 것이 선수들의 자세 때문이다.
안익수 감독이 지휘하는 부산 아이파크는 지난 18일 저녁 천안 축구센터서 열린 천안시청과 '2011 하나은행 FA컵' 32강 원정 경기서 윤동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두며 16강에 진출했다.
멋쩍은 승리였다. 선수들도 잘 알고 있었다.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부산 선수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반면 천안시청 선수들은 당당했다. 1550명의 관중들은 천안시청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그만큼 부산으로서는 형편없었고 천안시청으로서는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안익수 감독은 경기 내내 벤치 앞에 서서 선수들을 향해 소리쳤다.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모두 지시를 내렸다. 안익수 감독의 외침은 끊일 줄 몰랐다. 그만큼 모든 것이 마음에 안들었다. 심지어 전반 30분과 39분에는 양동현과 추성호를 그라운드에서 빼버렸다. 그럼에도 부산 선수들의 경기력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경기 후 안익수 감독은 선수들의 자세를 지적했다. "다른 건 몰라도 겸손해야 하는데 자만심을 갖고 있다.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문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상대가 내셔널리그 선수들이라고 긴장을 풀어 버렸다. 어떻게든 되겠지 생각하며 적당히 하는 것이 모두 보였다. 여유를 가지면서 투쟁심있는 경기력을 보여줬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안 감독은 "속으로 차라리 져버리길 바랐다. 이런 상황이면 발전은 전혀 없다.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계기가 생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전반전 이른 시간에 교체한 양동현과 추성호에 대해서는 "이름 석 자로 축구를 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선수들의 자세를 꼭 집어 질책했다.
현재 부산은 지난 시즌 핵심 선수였던 김근철과 박희도를 2군에 보낸 상태다. 두 선수의 2군행은 경기력 때문이 아니다. 바로 정신 자세 때문이다. 분명 이날 경기서 두 선수는 필요했다. 이틀 뒤 수원 삼성과 리그 경기가 예정되어 있는 만큼 최근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에게 휴식을 줘야 했기 때문.
그러나 안 감독은 "(두 선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중장기적으로 가기 위해서는 팀의 어려운 상황을 뒤로하고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가 변하지 않으면 결코 1군으로 올리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이러한 것을 봤을 때 부산에서 안정적인 주전 선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들이 수동적인 모습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움직일 때, 그리고 결과가 아닌 과정에 최선을 다하며 경기서는 100%를 넘어 120% 쏟아 부어야지만 주전 선수가 될 수 있다. 부산 선수들은 안 감독의 "이름 석 자로 축구를 하는 시대는 끝났다"라는 질책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sports_narcotic@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