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이닝 연속 비자책 행진을 달리고 있는 윤석민(25, KIA 타이거즈)의 주가가 연일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윤석민은 17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솎아내며 2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시즌 4승(1패1세이브)째를 올렸다. 지난 4월28일 문학 SK전에서 4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윤석민은 4일 광주 넥센전(8이닝 1실점 비자책), 10일 광주 두산전(7이닝 무실점)에 이어 22이닝 연속 비자책 행진을 이어갔다.
가장 큰 이슈는 그의 직구와 슬라이더의 구위가 프로 입단 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점이다. 윤석민은 17일 LG전에서 직구 최고구속이 155km까지 나왔다. 가장 자신있는 변화구인 슬라이더 역시 144km가 스피드건에 찍혔다. 슬라이더가 보통 투수 직구보다 빠르다.

이 때문에 과거 '무등산 폭격기'로 불리며 직구와 슬라이더로 한국과 일본을 평정한 선동렬 전 삼성 감독과 비교되고 있다. 그러나 선동렬 감독은 직구와 슬라이더가 주무기였다는 점 외에 윤석민과 유사점이 많지 않다.
그렇다면 미국프로야구에서 윤석민과 비슷한 투수가 있을까. 이에 대해서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프로야구(MLB) 아메리칸리그 모 스카우트는 19일 OSEN과 전화통화에서 "아마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우완 선발 투수 맷 케인(27)이 윤석민과 가장 비슷한 스타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촉망받던 영건, 출발은 불운한 에이스
윤석민과 케인은 여러 부문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먼저 윤석민은 86년생으로 지난 2005년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케인은 84년생으로 2002년 샌프란시스코 1라운드로 뽑혔다. 둘 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입단했다는 점, 프로 입문은 케인이 더 빨랐지만 메이저(한국 1군) 경력은 둘 다 2005년부터 동시에 시작했다. 그리고 타선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도 비슷하다.
먼저 윤석민은 2005년 주로 구원투수로 활약하며 53경기에 등판 84이닝을 던져 3승4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했다. 2006년에는 마무리로 뛰며 5승6패 19세이브 9홀드를 기록했다. 2007년에는 선발로 전환해 28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이 3.78로 견고한 모습을 보였지만 7승18패에 그쳤다. 팀 타선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다. 너무 답답한 마음에 경기 끝나고 유니폼을 입고 샤워기로 물을 맞기도 했다.

그러나 2008년에는 더욱 더 견고한 피칭에 팀 타선의 지원까지 받으며 14승5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2009년과 2010년에는 각각 9승과 6승으로 부진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아픈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처럼 윤석민은 올 시즌 9경기에 등판해 4승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 중이다.
케인 역시 지난 2005년 8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일까지 총 180차례 등판했다. 구원 등판은 지난 2006년 한 번을 제외하고 179차례가 선발 등판이었다. 데뷔 첫 해 7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케인은 2006년 곧바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 32경기에 등판 13승12패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했다. 케인은 윤석민과 같이 2007년 평균자책점은 3.65밖에 되지 않지만 7승16패에 머물렀다. 승리는 윤석민과 같다.
케인은 2008년에더 34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은 3.76으로 여전히 견고한 모습을 보였으나 또다시 8승14패에 그쳤다. 그러나 2009년에는 14승(8패)을 거두며 3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그는 지난해에도 13승11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도 9경기에 등판해 3승2패 평균자책점 3.28을 기록 중이다.
▲윤석민 VS 케인의 구위-구종 ML 스카우트 평가
그렇다면 윤석민과 케인의 구위와 구종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가장 객관적인 지표는 스카우트의 눈을 통해 확인된 결과를 가지고 살펴보자. 아메리칸리그 스카우트는 지난달 광주에서 윤석민의 피칭을 직접 체크했다. 그리고 17일 LG전은 텔레비전을 통해 확인했으며, 케인의 피칭은 엠엘비닷컴을 통해 19일 LA 다저스전을 시청했다.
평가 항목은 직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구위, 제구력, 경기 운영 능력, 그리고 체력까지 7가지 항목이다.
먼저 스카우트는 "직구 구위에서는 케인이 윤석민보다 조금 앞선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민은 LG전에서 90마일 중반대 직구를 던졌지만 볼끝의 움직임이 많지 않다. 깨끗한 편"이라고 말한 반면 "케인은 볼 끝의 움직임과 종속이 좋다. 팔 각도 역시 타자들이 치기 어려운 각도다. 직구 구속이 90마일 초반이지만 종속이 판타스틱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윤석민의 구위가 지난해에 비해 좋아진 이유에 대해 물었고 "러닝을 많이 했다"고 전하자 "케인 역시 지난 스프링 트레이닝 때 러닝을 많이 했다. 그래서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슬라이더 역시 케인이 더 좋다"며 케인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케인의 슬라이더는 80마일 중반이지만 볼 끝이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갑자기 변한다.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으로 스카우팅 리포트 점수 80점 중에서 70점"이라고 말한 반면 "윤석민의 슬라이더는 90마일까지 나오지만 슬라이더 변화 각도가 크지 않다. 가끔은 커터처럼 변한다"고 말했다.
그는 커브와 체인지업 역시 케인이 더 낫다고 밝혔다. 그는 "케인의 커브는 메이저리그에서 10위 안에 손꼽힌다. 체인지업도 움직임도 속도 변화와 낙차가 확실하다"고 말한 반면 "윤석민의 커브와 체인지업은 아직은 밋밋하다. 체인지업이 때때로 잘 떨어지지만 가끔은 밋밋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컨트롤과 경기 운영 능력은 윤석민이 케인보다 조금 더 우위에 있다"며 윤석민의 손을 들었다. 그는 "제구력은 윤석민이 케인보다 낫다. 일본인 투수들의 제구와 로케이션이 좋은 것 처럼 윤석민도 제구가 좋다. 경기 운영 능력 역시 비슷하지만 윤석민이 더 낫다. 윤석민은 국제대회 경기 경험이 많다. 케인은 포스트시즌과 월드시리즈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체력에 대해서 그는 "케인이 더 낫다"고 말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그는 "윤석민은 꾸준함이 없었다. 그러나 케인은 2005년 데뷔 후 6년째 선발 로테이션을 거의 거르지 않았다"면서 "윤석민에게도 이런 꾸준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무엇보다 메이저리그와 한국리그가 다르기 때문에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전제하에 "케인은 메이저리그 어느 팀이든 1선발이 가능한 최고 우완 투수다. 린스컴 때문에 그의 가치가 저평가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윤석민도 지금과 같은 투구를 지속할 경우 메이저리그 팀들로부터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 샌프란시스코 캠프에서 OSEN과 만난 케인은 "좋은 공을 던지기 위해서는 좋바른 투구폼, 매커닉이 기본"이라면서 "좋은 매커닉을 가지고 꾸준히 연습을 하면 구위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클럽하우스에서 케인과 인터뷰를 하는 동안 옆에 있던 메디슨 범가너는 "내 롤모델은 케인"이라면서 곁에서 끊임 없는 대화를 통해 조언을 들었다.
윤석민 역시 올 시즌을 마치면 해외진출 가격이 주어진다. 이 때문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윤석민을 주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윤석민은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중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케인과 비교에서 조금은 뒤떨어졌지만 높은 점수를 받은 만큼 올 시즌 활약 여하에 따라 메이저리그행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gass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