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민의 베이스볼 다이어리]판정 번복,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5.31 07: 11

공 하나에 희비가 엇갈리는 야구에서 심판 판정은 승패에 절대적인 역할을 합니다. 특히 올 시즌 1위 SK부터 8위 넥센까지 치열한 순위싸움을 전개하고 있어 '포청천'이라고 불리는 심판의 결정은 양팀 감독을 울고 웃게 하기도 합니다.
지난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잠실라이벌'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전에서 판정 번복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3-4로 뒤진 LG는 8회말 선두타자 양영동의 볼넷으로 공격의 물꼬를 텄습니다. 이어 박경수의 타석. 박종훈(52) LG 감독은 초구부터 보내기 번트를 시도하려는 찰나 고창성이 던진 공이 박경수 몸쪽 깊숙히 들어왔습니다. 박경수는 황급히 몸을 뒤로 숙이면서 배트를 빼며 공을 피했고 공은 포수 뒤로 빠졌습니다. 그 사이 1루주자 양영동이 2루에 안착했습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는데요. 얼핏 보기에 파울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순간이었습니다. 김경문(53) 두산 감독은 곧바로 그라운드로 걸어 나와 윤상원 구심에게 항의했습니다. 공이 박경수의 방망이를 맞았으니 파울이라고 항의했습니다. 이 경우 볼은 스트라이크가 되어야 하고 2루 진루는 없었던 일이 됩니다. 처음에는 파울이 아니라는 판정을 내렸던 심판진은 잠시 회의를 가진 끝에 파울이라고 판정을 번복했습니다.
이에 박종훈 LG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나와 번복 이유를 묻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박종훈 감독 역시 이 판정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한 점차로 추격하고 있었기 때문에 무사 1루와 무사 2루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 되니까요.
당시 상황에 대해서 박종훈 LG감독은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박종훈 감독은 "경기 중 번복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심판도 사람이다. 짧은 순간 보기 힘든 부분도 있다. 상대팀의 항의에 충분히 심판도 이야기를 듣고 수정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스트라이크-볼, 아웃-세이프, (외야로 날아가는)파울-페어 타구는 번복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판정 번복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현했습니다.
 
그렇다면 판정 번복은 왜 생기는 것일까요.
29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조종규 한국야구위원회 심판위원장은 "심판의 판정가운데 아웃-세이프는 번복이 거의 없다. 그러나 공을 놓쳤거나 애매한 것은 있는 번복을 해서라도 정확한 판정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판정 번복에 있어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것은 직접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입니다. 한국과 일본에서 뛴 이병규(37, LG)는 "타석에서 파울, 헛스윙은 주심이 못 보면 4심 합의에 의해 수정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심판도 사람이기 때문에 못 볼 수도 있다. 이제는 선수를 떠나서 팬들이 보고 있다"며 판정 번복이 상황에 따라서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그러면서 이병규는 일본의 예를 들었습니다. 그는 "일본은 판정 번복을 할 경우 심판이 직접 마이크를 들고 방송을 한다. 팬들도 심판의 최종 결정에 수긍을 한다. 한국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경기장에 온 팬들이 설명을 듣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조종규 위원장은 "최대한 올바르게 가야 팬들도 이해를 할 수 있다. 심판도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일본처럼 마이크를 잡다 보면 계속 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일본은 한다. 미국은 안 한다. 그러나 경기 지연 때문에 방송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부정적인 생각을 나타냈습니다.
140km가 넘는 빠른볼, 그리고 타구들을 인간의 눈으로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판정 번복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도 일본처럼 판정 번복이 일어날 경우 마이크로 설명을 할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 대한 알권리도 있잖아요. 방송이 힘들다면 전광판을 통해 자막 설명은 어떨까요.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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