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1군 복귀 위한 3가지 숙제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6.25 07: 09

SK 와이번스 '에이스' 김광현(23)이 시즌 두 번째 2군행 통보를 받았다.
김광현은 23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전에서 8이닝 동안 홈런 3개를 포함해 14안타를 맞고 8실점 완투패를 당한 뒤 유니폼을 입은 그대로 2군으로 갔다. 그를 아끼던 김성근(69) 감독이 내린 특단의 조치였다.
김성근 감독은 2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LG전을 앞두고 감독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광현? 1군에 언제 복귀할지 모른다. 몇 달이 걸릴지도 모른다"면서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 그 전에는 1군에 복귀시킬 생각이 없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김광현은 지난 5월 11일에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컨디션 조절 및 보호 차원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김성근 감독은 김광현에서 "마운드에서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힘을 키워라"라고 말하며 완급조절, 코스, 그리고 볼배합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냈다. 김광현이 2군에 머물면서 풀어야 할 숙제를 제시한 것이다.
▲김성근, "광현아, 완급조절이 필요하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을 멀게 한 강력한 무기가 있다. 좌완 투수면서 좀처럼 보기 드문 역동적인 투구폼과 높은 타점에서 뿜어져 나오는 150km 강속구를 뿌린다. 여기에 때로는 횡으로, 때로는 포크볼처럼 종으로 떨어지는 130km 후반대 슬라이더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이 보는 관점에서 지금 김광현의 강력한 무기가 그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 감독은 힘으로만 타자들을 제압하려 들지 말고 경기 초반부터 중후반까지 꾸준한 공을 던질 수 있는 완급조절을 하라고 주문했다.
김성근 감독은 "어제도 경기 초반에 147km 직구를 던졌다. 이후에 힘이 떨어져서 138km 직구를 던지더라. 힘은 떨어졌지만 그러면서도 삼진을 잡아내더라. 그런데 또 다시 140km 직구를 던지다 홈런을 맞았다"면서 "그 순간의 경험이 얼마나 자기 머리 속에 남아있느냐가 문제다. 우리는 안다. 그런데 본인은 모른다.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라며 완급조절을 강조했다.
▲김성근, "광현아, 코스를 생각하고 던져라"
김성근 감독이 제시한 두 번째 숙제는 코스다. 쉽게 말하면 제구력, 조금 더 깊게 내다본다면 로케이션이다. 타자 몸쪽에 던져야 할 때, 바깥쪽에 던져야 할 때를 알고 던지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단순히 스트라이크를 잘 던지라는 뜻이 아니라 스트라이크 비슷한 볼도 던져야 한다면서 한다는 시각이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올 시즌 호투를 펼치고 있는 두산 김선우(34)를 예로 들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다 지난 2008년 한국으로 복귀한 김선우는 지금의 김광현과 같이 힘으로 타자를 밀어 붙이는 스타일었다. 초구는 당연히 직구고 결정구도 직구였다. 그러나 올 시즌 그는 변했다. 지난 세 시즌을 통해 완급조절과 스트라이크존 비슷한 곳에 볼을 던지며 올해 6승5패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 중이다.
김성근 감독은 "싸움을 할 때 항상 무기가 있어야 이기는 것은 아니다. 안 싸우고 이겨야 한다. 150km로 던지지 않고도 상대를 잡을 수 있어야 한다. 스트라이크로도 잡고, 볼로도 상대를 잡아야 한다. 스트라이크 비슷한 볼을 던져야 한다. 올해 김선우가 잘 던지는 비결이 바로 이것이다"고 설명했다.
▲김성근, "광현아, 볼배합을 이해해라"
김광현은 23일 KIA전에서 홈런을 3개나 맞았다. 3회와 5회 김상현에게 연속 스리런을, 그리고 6회에는 김주형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다. 물론 홈런이 공을 던진 투수만 잘못했다고 말할 순 없다. 김성근 감독도 "김상현에게 연속 홈런을 맞은 것은 포수의 책임도 있다"고 말하면서도 "2군으로 보낼 포수가 없어서 1군에 남겨뒀다"는 말까지 했다.
김성근 감독은 김광현이 5회 김상현에게 두 번째 3점홈런을 맞은 것을 꼬집었다. 김 감독은 "3회 김상현에게 직구를 던지다 홈런을 맞았다. 김상현이 다음 타석에서도 직구를 노리고 들어왔겠냐"고 반문한 뒤 "당연히 슬라이더를 노리고 들어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광현은 5회 김상현에게 슬라이더를 던지다 홈런을 내줬다.
김광현은 데뷔 후 가장 큰 숙제를 떠안았다. 보통 때는 김성근 감독이, 때로는 여러 투수 코치들의 조언과 지도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김 감독이 김상진 불펜 코치를 2군을 함께 보냈지만 아무런 조언도 하지 말고 지켜만 보라고 지시했다. 마운드 위에서, 그리고 경기 후 시련을 혼자의 힘으로 헤쳐 나오라는 뜻이다.
김 감독은 "사람은 길이 없으면 어떻게든지 가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러면서 새로운 도전이 생긴다. 그것이 없으면 새로운 길이 없다"는 애정 어린 메시지를 남겼다. '뜻대로 행해도 어긋나지 않는다'는 고희를 앞둔 그의 인생에서 나온 답이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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