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 2군행, 포수 정상호에게도 질책 의미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6.25 10: 26

표면적으로는 투수 김광현(23의 2군행이었다. 그러나 그 속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배터리를 이룬 포수 정상호(29, 이상 SK)에 대한 질책도 담겨 있었다.
24일 문학구장 감독실에서 취재진들과 만난 김성근(69) SK 감독은 '147구 완투패'한 김광현을 2군으로 내려보낸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지만 결국 "과거는 잊어라. 이제 스스로 깨달아야 할 시기가 왔다"는 것이 요지였다.
김상진 투수 코치를 전담으로 붙여 내려보냈다. 하지만 "그저 지켜보기만 하라. 모든 훈련과 2군 등판 일정까지 김광현 혼자 정하라"고 분명하게 지시사항을 전달한 것만으로도 어떤 뜻인지 알 수 있다.

"4승 6패 투수인데 왜 그렇게 관심을 갖나", "2군 투수다", "유일한 SK 완투 피쳐다", "이것으로 김광현에 대한 대화는 끝이다". 독하면서도 냉정한 평가를 쏟아내면서도 결국은 김광현을 살려놓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김 감독인 셈이다.
특히 김 감독은 이날 김광현을 통해 중간중간 함께 배터리를 이룬 정상호도 언급했다. 표면적으로는 김광현만 두고 이야기한 것 같지만 실상 안을 들여다 보면 정상호에 대한 강한 꾸짖음도 포함하고 있다.
김 감독은 전날(23일) 김광현을 계속 마운드에 서 있도록 한 것에 대해 "컨트롤, 완급조절, 타자 보는 눈 등 이런 종합적인 것을 보라는 뜻이었다"고 말하면서도 "박희수, 윤희상을 대기시켜 놓고 있었지만 두 번째 홈런을 맞은 후 상황에서 어떻게 하나 보고 싶었다. 배터리 문제"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김광현과 동시에 사인을 내고 볼을 받은 정상호까지 함께 봤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김 감독은 백업 포수 최경철이 있었지만 허리가 좋지 않은 정상호를 계속 놔뒀다. 평소 마음에 들지 않으면 1회에도 교체했던 운영 방식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앞 타석에서 직구를 홈런으로 연결한 타자가 다음 타석에서 또 직구를 노리겠나"면서 "밋밋한 슬라이더가 들어오니 바로 홈런을 맞은 것이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KIA 김상현은 연타석 스리런포로 김광현을 침몰시켰다. 첫 홈런은 직구, 두 번째는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결국 볼배합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었다.
 
이날 김광현의 컨트롤은 좋지 않았다. 포수 정상호의 요구에 반대 투구가 많았다. 다시말하면 정상호의 의도를 김광현의 투구가 따르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김광현의 슬라이더가 평소 좋을 때의 위 아래 움직임이 아니라 좌우 옆으로 움직였다"면서 "포수가 없어 2군으로 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런 투수의 볼마저도 파악하고 가만해야 할 포수 정상호였다는 뜻이었다.
평소 "포수가 투수를 살릴 수도 죽일 수 있다"는 지론을 가진 김 감독이었다. 때문에 정상호에 대한 평가는 유독 과하다 싶을 정도로 냉정했다. 박경완의 비교에 대해서도 "크게 다른 것은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1~2개가 중요하다"고 말해왔다. 결정적일 때의 볼배합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었다.
이에 한 구단관계자는 "이번 김광현의 2군행을 보면서 가장 괴로워하는 사람이 사실은 정상호"라면서 "정상호도 김광현을 계속 마운드에 올려놓은 이유가 자신에게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과연 김광현의 2군행이 포수 정상호의 성장에는 어떤 변화가 미칠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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