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대행, "고영민, 지금은 힘을 되찾은 듯"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6.26 07: 42

"그 때 이후로 몸의 밸런스도 안 맞았던 것 같다. 부상도 여러차례 이어졌지".
 
선수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 본 수석코치. 지금은 감독대행의 입장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내던 선수가 비로소 맞이한 상승세에 옛 일을 떠올렸다. 김광수 두산 베어스 감독대행과 '고제트' 고영민(27)의 이야기다.

 
김 감독대행은 최근 "고영민이 다시 힘을 찾고 있는 것 같다.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아오는 모양"이라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 1할7푼5리 1타점 3도루(25일 현재)를 기록 중인 고영민은 지난 21일 사직 롯데전서 9회 결승타로 뒤늦은 시즌 첫 타점을 올렸다.
 
2002년 두산에 2차 1순위로 입단했던 고영민은 2006시즌 안경현의 뒤를 이어 주전 2루 자리를 꿰차며 116경기 2할7푼 2홈런 29타점 14도루로 가능성을 비췄다. 이듬해에는 126경기 전 경기에 나서 2할6푼8리 12홈런 66타점 36도루를 기록한 고영민이다.
 
그와 함께 고영민은 발이 빠르지 않은 좌타자가 나섰을 때 우익수 자리 가까이로 나서는 '2익수 시프트'를 보여줬다. 수비범위는 물론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는 주루 센스를 보여준 선수가 바로 고영민. 그 해 고영민은 2루수 골든글러버가 되었다.
 
2008년 2할6푼7리 9홈런 70타점 39도루를 올렸던 고영민은 2009년부터 뚜렷한 하향세를 걸었다. 2009시즌 2할3푼5리 6홈런 29타점 12도루에 그쳤던 고영민은 지난 시즌에도 2할5리 6홈런 35타점 11도루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1억6000만원까지 올랐던 연봉은 9500만원까지 급락했다.
 
부진할 당시 연이은 발목 부상 및 허리 통증으로 고전했던 고영민. 외부적으로 봤을 때는 그 부상 릴레이가 고영민의 부진을 이끈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김 감독대행의 시선은 그 이전으로 향했다.
 
"2008년 3월 14일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 캐나다전에서 2루 수비를 하다가 상대 주자(리처드 클랩)에게 종아리를 걷어차여 심한 타박상을 입었던 적이 있다. 그 이후로 영민이가 원래 갖고 있는 힘을 좀처럼 쓰지 못했다". 당시 김 감독대행은 대표팀에서도 수석코치였다.
 
 
 
사실 경기 내용 뒤로 보여지는 고영민에 대한 운동능력 평가는 굉장히 좋았다. 일단 빠른 발과 작전수행능력 외에도 좋은 손목힘을 갖춰 때로는 홈런 비거리가 꽤 멀리 기록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영민이가 외형만 보면 대충 때리고 빨리 뛰는 것 같지만 임팩트 순간의 힘도 좋다"라는 김경문 전 감독의 평가도 자주 들을 수 있었다.
 
부상 이후 고영민의 장타력은 점점 떨어져갔다. "밸런스가 제 상태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감을 찾은 듯 싶어도 어느 순간 다시 하강세를 걷는다"라는 한 야구인의 이야기는 고영민의 슬럼프 속내를 알 수 있게 한다. 연이은 발목 부상과 부진 속 고영민 본인 또한 자신감을 잃어갔던 지난 3,4년 이었다.
 
"이제서야 정상적인 몸 상태로 돌아온 것 같다"라며 신중함 속 기대감을 보여준 김 감독대행. 그러나 고영민은 아직 2루 주전 자리를 되찾은 것이 아니다. 절친한 후배인 오재원이 2할6푼8리 3홈런 18타점 27도루(1위)를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보여주기 때문. 유격수로 입단했던 오재원은 어느새 과도기를 거쳐 수비 면에서도 안정적인 2루수로 변모했다. 고영민이 다시 확실한 2루 주전 자리를 되찾기 위해서는 엄청난 대활약이 필요하다.
 
"영민이가 잘해야 두산이 살아날 수 있다"라던 김경문 감독은 결국 그의 부활을 못 보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오랜 기다림 속 "이제 좀 나아진 것 같다"라는 팀 내부 평가를 받고 있는 고영민이 자존심 회복의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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