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승부조작을 한 사실이 드러난 프로축구단을 K리그서 퇴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이것이 해법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선규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30일 한국프레스센터서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남 부총재와 안기헌 사무총장, 그리고 16개 구단 대표이사 및 단장들이 참석한 비공개 간담회 후 "7월 이후에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조직적으로 가담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해당 구단을 K리그서 퇴출시키고, 최악의 경우 K리그 중단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선수들이 잘못한 만큼 그들을 관리하는 구단에서 함께 책임을 지라는 의미에서 내려졌다. 또한 검찰의 승부조작 관련 수사 발표가 오는 7월 7일로 미루어진 만큼 그 안에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의 자진 신고를 유도하고, 구단들의 자체 조사를 통해 승부조작을 K리그에서 근절시키겠다는 취지에서 나온 결정이었다.

그렇지만 이번 결정은 해법이 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구단들을 움츠러들게 할 수 있다. 검찰에서 승부조작과 관련한 수사가 발표된 이래 지금까지 구단과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신고한 사례는 드물다. 오히려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날까 꽁꽁 숨기는 모습을 보였다.
수원의 최성국은 K리그 워크숍에서 승부조작과 관련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수 많은 취재진들 앞에서 이야기했다가 최근에는 승부조작 사전 모의에 참석한 적이 있다고 자백했다. 승부조작에 가담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성국이 거짓말을 한 것은 사실이다.
대전의 경우 선수들이 검찰 청사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자신은 승부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믿어달라고 외쳤지만, 검찰서 모든 것을 실토했다. 또 세간에는 몇몇 구단들이 승부조작과 관련된 선수들을 다른 구단으로 트레이드시키려고 했다는 이야기까지 떠돌 정도다.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인 것.
가장 중요한 점은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승부조작을 할 경우 사전에 구단에서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승부조작이 시행된 이후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하더라도 과연 구단에서 자발적으로 검찰에 알리겠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당 구단이 K리그서 퇴출을 당하게 된다면 쉽게 그럴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다.
물론 자진 신고의 경우 선처를 해주겠다고 하지만 '퇴출'이라는 말에 선뜻 움직여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팀이 K리그서 퇴출당할 경우 해당 구단의 직원들은 물론 다른 선수들까지 모두 일자리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세리에A도 승부조작이 있었다. 그래서 현재의 K리그와 가장 많이 비교가 되고 있다. 세리에A서는 지난 2006년 축구 역사상 가장 큰 승부조작이 이루어졌다. 그와 관련된 구단들은 승점이 강점이 되는 중징계를 당했다. 특히 1위에 오른 유벤투스는 우승을 박탈 당한 채 2부리그로 강등됐다.
K리그도 이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있다. 그러나 차이점은 있다. 당시의 승부조작은 구단들간 승부조작이었다. 선수들이 주체가 아니라 구단들이 한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구단들이 중징계를 피할 수가 없었다.
반면 1979-1980 시즌 세리에A의 승부조작은 현재의 K리그와 비슷하다. 구단이 아닌 선수들이 승부조작과 연루됐다. 지금의 K리그를 보는 것 같다. 당시 승부조작에 연루됐던 축구 영웅 파올로 로시는 영구 제명을 피하긴 했지만 2년 간의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로시가 있던 구단에 징계는 없었다.
박선규 차관은 이번 승부조작을 구단에서도 책임지는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그 책임이 자신들이 가진 권한과 능력을 넘어서는 안된다. 승부조작을 한 것은 선수들이지 구단이 아니다. 과연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가 많을까? 가담하지 않은 선수가 많을까? 징계로 인한 또 다른 피해자는 만들지 않아야 할 것이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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