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충무로는 3D 영화의 포문을 연 블록버스터 ‘아바타’의 공세 속에 송새벽, 이민정이라는 기대주들을 발견한 시간이었다. 특히 두 사람은 각종 영화제 신인상을 휩쓸며 자신들만의 입지를 굳혔다.
올 상반기에도 신인들의 활약은 계속됐다. 배우뿐만 아니라 첫 장편영화에 도전한 신인 감독들 역시 기성 감독들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거나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등 여러 면에서 선전했다.
충무로 이끌 신예들, ‘써니’가 일등공신

2011년 상반기가 끝난 6월 30일을 기준으로 국내 개봉한 영화 중 흥행 1위는 강형철 감독의 ‘써니’다. 찬란하게 빛나는 학창시절을 함께한 ‘칠공주’ 써니가 25년 만에 다시 모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되찾는 내용의 영화는 지난 5월 4일 개봉해 꾸준한 흥행을 유지, 600만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캐리비안의 해적-낯선 조류’, ‘쿵푸팬더2’,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치열한 공세를 벌이는 가운데 얻은 쾌거여서 한국 영화계 전체가 반색하는 분위기다.
흥행도 그렇지만 더욱 고무적인 부분은 ‘써니’를 통해 수많은 신인 여배우들이 주목 받는 계기가 됐다는 것. 알다시피 ‘써니’에는 스타급 배우가 단 한 명도 출연하지 않는다. 주인공으로 그려지는 어린 나미 역의 심은경을 비롯해 강소라, 박진주, 남보라 등 거의 작품을 하지 않았거나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들이 다수 출연했다.
이들이 '써니'를 통해 빛날 수 있었던 건 극중 ‘7공주’로 나오는 캐릭터들의 개성 덕분이라는 평. 각기 다른 개성으로 영화적 매력을 살렸다. 그 중 ‘얼음공주’ 수지 역을 연기했던 민효린의 경우 다른 캐릭터보다 대사량이 적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와 더불어 ‘위험한 상견례’의 이시영,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 함은정 등도 안방극장 스타를 넘어 영화배우로 돋보였다.
기성 감독도 못한 것...신인이 해냈다

그런가 하면 신인급 감독들의 활약 역시 눈여겨봐야 할 포인트. 2편 남짓 영화를 만들어온 이들이 상반기 극장가 흥행을 주도하면서 새로운 강자로 군림했다.
‘과속스캔들’로 828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들였던 강형철 감독은 차기작 ‘써니’ 역시 580만 명을 돌파하는 성적을 기록,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애초 목표로 잡았던 300만을 훌쩍 넘어 올해 개봉한 국내 영화 중 흥행 1위에 올랐다.
더불어 방송사 PD 출신으로 2006년 ‘올드 미스 다이어리-극장판’을 연출하며 영화계에 입문한 김석윤 감독 또한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을 통해 성공을 거뒀다. 더욱이 설 연휴였던 상영 당시 쟁쟁한 경쟁작을 꺾고 장기 흥행을 보여줬다. 그동안 진지한 연기를 주로 펼쳤던 ‘연기본좌’ 김명민의 코믹연기 변신과 김명민-오달수의 콤비 플레이, 청순의 대명사 한지민의 팜므파탈 변신 등이 영화 속 큰 볼거리로 작용하면서 관객을 모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김기덕 사단으로 분류되는 ‘풍산개’의 전재홍 감독이나 대한민국 최초로 음모론을 다루며 화제를 모은 ‘모비딕’ 박인제 감독, 탈북자들의 모습을 그린 독립영화 ‘무산일기’ 박정범 감독 등도 세련된 연출을 보여줘 차기작이 기대되는 이들로 분류됐다.
그 중 박정범 감독의 경우, ‘무산일기’로 마라케시국제영화제 대상, 로테르담국제영화제 타이거상, 폴란드 오프플러스영화제 대상, 트라이베카영화제 신인감독상 등 국제영화제에서 11개의 상을 휩쓸며 활약했다.
신인 배우와 감독의 약진이 돋보였던 상반기 극장가. 오는 7월부터는 장훈 감독의 '고지전'을 시작으로 '퀵', '7광구' 등 대작 한국 영화들이 차례로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트랜스포머3'의 공습 속에서 충무로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rosec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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