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30)가 경기 중 위기 순간에 글러브로 얼굴을 가리고 웃었다. 그것도 경기 막판 위기 순간에 일어난 일이다.
상황은 이랬다.
니퍼트는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전에 선발 등판해 8회 2사 1루에서 갑자기 조계현 투수 코치가 마운드로 걸어와서 놀랐다.

팀이 5-0으로 앞서고 있었고, 자신도 무실점으로 호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혹시 투수 교체를 하는 것이 아니냐 내심 걱정을 했다. 이때까지 투구수는 91개였다.
그런데 그는 이 순간 그만 웃음을 참지 못하고 글러브로 얼굴을 가려야 했다. 오른손 중지 손가락에 물집도 잡히려고 했기에 자신을 교체하는 줄 알았던 니퍼트는 조계현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통역을 통해 "교체를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휴식을 주려고 한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쉬어라"라는 말을 들었다.
자신이 교체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던 니퍼트는 통역의 말을 듣고는 자신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혹시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는 마음에 급히 왼손에 낀 글러브로 안면을 가렸다.
니퍼트는 경기 후 "8회 (조계현)투수코치가 별다른 이야기기 없이 '너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서 왔다'며 땅만 보고 이야기 해서 너무 웃겼다. 그래서 글러브로 얼굴을 가리고 나도 웃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조 코치의 예상을 깬 행동에 니퍼트는 웃음으로 체력이 급속히 재충전 된 것일까.
8회를 무사히 마무리한 니퍼트는 9이닝 동안 105개를 뿌리며 5피안타 7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으로 막강 LG 타선을 봉쇄하며 시즌 첫 완봉승으로 7승째를 장식했다.
모든 투수 코치들의 경기 중 기본 역할은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는 투수들에게 조언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 니퍼트의 상황처럼 가끔은 투수들 가슴에 와 닿는 조언보다 웃음을 주는 농담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때도 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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