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욱의 베이스러닝이 아름다운 이유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7.02 07: 21

야구에서 기본은 타격 후 베이스를 향해 최선을 다해서 뛰는 것이다. 설사 안타성 타구가 아니더라도 열심히 뛴다. 그러다 보면 상대 수비수의 실책을 유발해 내기도 한다.
서동욱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첫 타석 3루수 앞 땅볼, 두 번째 타석은 우익수 플라이, 그리고 마지막 타석에서는 2루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그러나 서동욱은 타격 후 특이한 행동을 반복했다. 안타성 타구든, 아웃이 보장됐다고 할 수 있는 평범한 타구를 치더라도 1루를 향해 최선을 다해서 뛰었다. 그는 평범한 플라이성 타구에도 1루를 지나 2루 베이스까지도 전력을 다해서 뛰었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 괜한 행동으로 보여지는 그의 모습에는 이유가 있었다.
서동욱은 이날 두 번째 타석에서는 니퍼트의 142km 몸쪽 직구에 힘찬 스윙을 했으나 아주 평범한 우익수 플라이를 날렸다. 배트에 맞는 순간 공은 하늘 높이 솟구쳐 누가 봐도 평범한 플라이였다.
그러나 서동욱은 두산 우익수 정수빈이 공을 잡았을 때 1루 베이스를 돌아 2루 베이스에 거의 도달했다. 아쉬운 표정을 한 번 지으며 1루측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경기 후 서동욱에게 "날씨도 더운데 뭐 하러 2루 베이스까지 뛰었냐"고 물었다. 서동욱의 대답은 간단했다. "우익수가 놓칠 수 있으니깐요".
서동욱은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예전에 평범한 타구를 날리고 열심히 뛰었는데 상대 수비수가 공을 놓쳐 세이프가 된 적이 있어요"면서 "그리고 어릴 적부터 다음 베이스까지 최선을 다해서 뛰라고 배워왔고요"고 말했다.
서동욱은 지난 4월 8일 대전 한화전에서 홈스틸로 인정은 받지 못했지만 재치 넘치는 개구리 점프로 깜짝 득점을 올렸다. 지난달 28일 삼성전에서는 1,2루 사이 협살에 걸렸다. 누가 봐도 당연히 아웃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서동욱은 그라운드에 온 몸을 숙이면서까지 삼성 내야수의 태그를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아웃은 됐지만 그의 모습을 본 모두는 '서동욱은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에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서동욱은 지난 2003년 KIA에 입단해 2005년 LG로 이적 후 지난해까지 별다른 활약이 없는 유망주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지난 가을 마무리훈련부터 성실함과 투지 넘치는 모습을 보이며 올 시즌(1일 기준) 59경기에 출장 2할5푼5리의 타율에 41안타 5홈런 18타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투수와 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이 가능할 만큼 다재 다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서동욱의 이런 모습에 지난해 은퇴한 '양신' 양준혁(42) SBS 해설위원의 트레이드 마크인 전력 질주가 생각난다. 내야 땅볼을 친 뒤 1루까지 전력 질주하고서 숨을 허덕이는 그의 모습은 야구팬들이라면 다 좋아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9월 19일 대구구장에서 있은 SK와 은퇴 경기 마지막 타석에서 평범한 2루수 앞 땅볼을 친 뒤 1루 베이스를 향해 전력을 다해 뛰는 모습은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지금도 눈가에 생생하다.
LG는 1일 두산에 0-6으로 패했다. 니퍼트의 호투에 밀려 별다른 득점 기회조차 없었다. 그러나 서동욱의 전력 질주는 이날 경기에서 꼭 확인했어야 하는 장면이었다.
"전력 질주요? 과거에도, 현재도,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뛸 겁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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