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둥이' 정인욱(21, 삼성 투수)은 바쁘다. 선배들의 잔심부름은 그의 몫이다. '안방마님' 진갑용(37, 포수)의 미트 손질 역시 그가 해야 할 임무 가운데 하나. 정인욱은 6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원정 덕아웃에 앉아 진갑용의 포수 미트 손질에 여념이 없었다. 마치 내무반장의 전투화를 반짝반짝 광내는 이등병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진갑용은 "내가 너 원바운드 공을 잡느라 고생을 많이 한다. 대충 닦으면 안된다. 혼을 넣어야 한다"고 농담을 던졌다. 정인욱은 씩 웃으며 정성스레 진갑용의 포수 미트를 손질했다. 그는 "(진)갑용 선배님께서 내게 닦으라고 하셨다. 선배님 말씀대로 원바운드 공을 잡느라고 고생을 많이 하시니까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시계를 2년 전으로 되돌려 보자. 2009년 푸른 유니폼을 입은 정인욱은 2군 남부리그 7차례(13⅓이닝) 마운드에 올라 승패없이 평균 자책점 5.40에 그쳤다. 어깨 통증 치료와 재활 훈련을 위해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 입소한 정인욱은 진갑용과 룸메이트가 된 뒤 볼배합을 비롯한 경험담을 조언받았다. 당시 정인욱은 "내년에 진갑용 선배님과 배터리를 이루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야수와 투수의 훈련 스케줄이 달라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거의 없다. 그러나 진갑용은 틈날때마다 정인욱에게 한 마디씩 던진다. 올 시즌 스팟스타터로 활약하며 3승 1패(평균자책점 2.70)로 순항 중인 정인욱의 성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정인욱은 더욱 열심히 포수 미트를 손질한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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