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는 '부상병'에 우는 두산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7.20 07: 29

주전 유격수와 4번 타자 맏형은 우여곡절 끝 돌아왔다. 그러나 작전 수행능력과 수비력, 큰 경기 경험을 갖춘 베테랑 외야수와 경험많은 계투 요원은 수술대에 오른다. 가장 믿음직한 릴리프 요원의 회복 페이스도 더디다. 갈 길 바쁜 두산 베어스가 비로 인해 진흙탕이 된 행로에서 주춤거리고 있다.
 
두산은 지난 19일 잠실 롯데전서 9회말 고영민의 동점 투런으로 3-3까지 따라붙었으나 결국 더 추진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3-5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6위(33승 2무 40패, 19일 현재) 두산은 5위(37승 3무 40패) 롯데와 2경기 차로 멀어졌다. 7위(36승 1무 45패) 한화와는 한 경기 차.

 
경기만 놓고 보면 찬스마다 범타가 나온 타선의 침체가 아쉬웠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부상자 속출로 인해 선수단 뎁스에 구멍이 나면서 라인업 다양화가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개인사로 이탈한 마무리 임태훈을 차치하고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줄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나간 것은 뼈아프다.
 
일단 두산은 19일 경기를 앞두고 주전 유격수 손시헌(31)을 1군에 복귀시켰다. 몸에 맞는 볼로 인해 왼쪽 갈비뼈 미세 골절로 두 달 가까이 전열 이탈했던 손시헌. 그러나 그만큼 실전 감각은 떨어져 있었다. 김광수 감독대행이 "일단 19일 선발 라인업에는 넣지 않겠다"라고 공표한 이유다.
 
4번 타자 김동주(35)도 19일 경기가 되어서야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었다. 지난 5일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왼 발목 타박상을 입었던 김동주였으나 이 부상이 또다시 봉와직염으로 악화되어 훈련조차 할 수 없게 만들었다. 8일 대구 삼성전 대타 출장 이후 김동주가 자취를 감췄던 이유다.
 
그래도 김동주와 손시헌은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활용할 수 있다. 국내 최고 외야수비를 자랑하는 우익수 임재철(35)은 20일 서울 백병원에서 오른 발목 수술을 받는다. 발목 단순 염좌인 줄 알았던 부상이 뼈가 웃자라 다른 부위 관절과 뼈를 마찰시키는 충돌 증후군(Inpingement syndrome)이었던 것.
 
임재철의 실전 출장에는 4~8주가 소요된다. 작전 수행 능력과 선구안을 갖춘 동시에 외야 타구 처리와 송구능력에 있어 팀 내 가장 안정적인 경기력을 자랑하는 임재철의 공백으로 3년차 정수빈과 신인 정진호의 부담이 커졌다.
 
8월 복귀가 예상되던 우완 계투 이재우(31)는 수술받은 팔꿈치 인대가 또다시 끊어지며 지난 15일 재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1년이 지나 실전에 나서는 투수들도 많지만 이는 재활이 순조롭게 이뤄졌을 때 가능한 시나리오다. 지난해 4월이 1군에서의 마지막 모습이었던 이재우는 일찌감치 시즌 아웃되고 말았다.
 
올 시즌 팀에서 가장 분전했던 계투 요원 정재훈(31)은 부상 정도는 심하지 않지만 부위가 중요한 곳이다. 오른 어깨 극상근 통증으로 인해 지난 6월 29일 1군 엔트리서 말소된 정재훈은 당초 1주일에서 열흘 정도의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1군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극상근은 어깨 앞부분에 위치한, 팔 스윙과 직결되는 부위다. 고무 튜빙 시 투수들이 팔 동작을 크게 하는 훈련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팔 회전력을 결정짓는 극상근을 탄탄하게 단련하기 위한 운동이다. 약간의 부상으로도 투구 밸런스 붕괴 및 구위 하락을 가져올 수도 있는,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부위가 바로 극상근이다. 두산이 정재훈의 복귀 시점을 장고 끝에 결정해야 하는 이유다.
 
이 밖에도 2008년 5선발로 기회를 얻었으나 팔꿈치 수술로 2시즌을 거의 쉬었던 우완 이원재(23)는 시즌 개막 전 팔꿈치 뼈가 웃자라 이를 깎는 수술을 받았다. 4년차 좌완 진야곱(22)은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인해 아직 2군에 머물러있다. 5선발 및 스윙맨으로 시즌을 시작했던 사이드암 김성배(30)의 어깨와 팔꿈치도 좋은 편은 아니다. 상세히 둘러보면 부상자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두산의 현실이다.
 
건강하다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들. 그러나 1군에서도 잔부상을 참고 견뎌내며 출장하는 선수들이 수두룩한 가운데 아예 1군 경기에 출장하지 못한다는 점은 부상 정도가 결코 작지 않다는 이야기다. 개막 이후 줄곧 가시밭길 같던 두산의 2011시즌 행보는 아직도 순탄하지 않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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