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을 수 있었던 대어를 놓쳤다.
21일 대전구장. 경기 2시간 전부터 갑작스럽게 소나기가 내렸다. KIA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앞둔 한화 한대화 감독은 내심 우천 연기되기를 바라는 표정이었다. 이날 KIA 선발투수가 윤석민(25)이기 때문이었다. 올해 명실상부한 최고 투수로 자리 잡은 윤석민을 피하려면 비가 쏟아지길 바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1시간 전부터 소나기가 그치기 시작했고, 경기는 정상적으로 열렸다. 쉽지 않은 승부가 예고됐다.
경기 초반 한화는 윤석민을 끈질기게 물고늘어졌다. 1번타자 강동우가 6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나갔다. 윤석민을 상대로는 선취점을 얻는 게 필수사항. 리그에서 가장 많은 희생번트(18개)를 성공시킨 한상훈이 2번 타순에서 보내기 번트를 준비했다. 그러나 믿었던 한상훈이 3구째 번트를 공중으로 띄우고 말았다. 살짝 뜬 공은 윤석민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갔다. 흐름이 한 번 끊기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한화는 최진행이 윤석민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 만에 볼넷을 얻어냈고, 카림 가르시아도 삼진을 당했지만 7구까지 승부했다. 윤석민은 1회에만 무려 30개의 공을 던지며 힘을 뺐다. 이날 경기전까지 이닝당 투구수가 15.8개밖에 되지 않았던 윤석민으로서는 시작부터 두 배 이상 힘을 소모한 것이다.
2회에도 한화는 선두타자 김경언이 7구 승부 끝에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가며 찬스를 잡았다. 후속 전현태 타석에 한대화 감독은 다시 보내기 번트 사인을 냈다. 그러나 전현태가 2~3구에 번트 파울을 내고 말았다. 볼카운트가 몰린 전현태는 6구 승부를 펼쳤지만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윤석민은 후속 신경현을 5-4-3 병살타로 요리하며 2회를 잘 마무리했다.
두 번의 선제득점 기회를 번트 실패로 날려버린 한화는 3회 곧바로 3실점하며 경기 흐름을 내줬다. 타선이 득점을 지원하자 윤석민의 어깨도 가벼워졌다. 그러자 특유의 위력이 살아났다. 3회부터는 거칠게 없었다. 3~4회 21개 공으로 연속 삼자범퇴 처리하며 한화 타선을 제압했다. 한화는 5회 선두타자 김경언의 2루타에 이어 이여상의 2루 내야 안타로 힘겹게 1점을 냈다.
한화는 3점차 간격을 유지하며 박정진과 데니 바티스타까지 필승조를 총동원하며 승부를 포기하지 않았다. 윤석민이 내려간 8회 1점을 따라붙으며 상승 분위기를 탔지만 갑작스럽게 그라운드에 쏟아진 폭우로 40분간 중단된 경기는 결국 2-4 강우콜드 패배로 이어졌다. 한 번 넘어간 흐름을 끝내 되돌리지 못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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