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보크 간과', 이대로 옳은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7.23 07: 32

경기력의 우열로 승패가 가려지는 것이 모든 스포츠의 이치다.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하고 그러한 분위기 속 공명정대한 심판들의 판정이 나올 때 명승부가 펼쳐진다.
 
보크. 투수가 주자를 두고 타자를 상대함에 있어 타이밍을 흐트러뜨리는 것을 넘어 투타를 넘어 주자와 무언의 약속을 깨고 기만하는 플레이다. 이에 대해 심판진은 누상의 주자를 다음 베이스로 자동 진루시킨다. 위법에 대한 엄단으로 명백히 야구 규약에도 나와있다.

 
그러나 누가 봐도 보크인 상황이 그대로 지나가며 경기 승패까지 결정지은 경우까지 벌어졌다. 지난 6월 8일 잠실 LG-한화전서는 LG 신인 우완 임찬규의 보크가 간과되며 정원석의 홈 도루자로 한화가 5-6 석패를 당했고 지난 21일 잠실 두산-롯데전 6회말 2사 만루서는 롯데 사이드암 임경완의 보크 대신 3루 주자 이종욱이 견제구로 횡사했다.
 
모두 야구규약 8.05조 a항에 어긋난 사안이었다. 야구규약 8.05조 a항은 '투수는 주자가 누상에 있는 경우 축족을 투구판에 놓고 다른 발을 뒤로 뺄 경우 2루 견제를 제외하고 반드시 투구에 들어가야 한다. 1,3루로 견제할 시 이는 보크가 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타자-주자와 약속된 투구 준비 동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6월 8일 경기서 임찬규는 3루에 있던 정원석의 기습 홈스틸에 이어 포수 조인성의 콜에 놀라 오른발을 재차 빼는 우를 범했다. 이는 명백한 보크 동작이었고 경기 후 심판진도 인정했다. 21일 경기서도 임경완은 축이 되는 왼발을 투구판에 놓았다가 자신을 흔든 3루 주자 이종욱의 움직임에 왼발을 뒤로 빼면서 견제했다. 100% 보크 동작이다.
 
 
 
문제는 심판들이 이를 못 보고 지나쳤다는 점이다. 투수야 부지불식간에 저지른 실수가 판정으로 인해 발각되지 않았으니 한숨 돌리며 덕아웃으로 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는 모든 사람들의 본성과도 같으니 이를 대놓고 비난할 수 없다. 그러나 엄연한 잘못을 못 보고 지나친 전례가 위에 언급된 경기말고도 한 두 번이 아님을 떠올려보면 이는 되짚어 봐야 할 사안이다.
 
졸지에 피해자가 된 한화, 두산 코칭스태프는 모두 이를 항의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심지어 1경기를 도둑맞은 한화는 이에 대해 경기위원회 제소까지 준비할 의향을 밝혔으나 실행하지는 않았다. 김광수 두산 감독대행도 당시 보크 상황에 대해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안타까운 표정으로 돌아섰다.
 
21일 경기 후 김 감독대행은 "(이)종욱이가 너무 흔들지 않았더라면"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는 이종욱을 정말 탓한 것이 아니라 명백한 오심이 항의를 통해 번복되지 않는 현실을 개탄한 일종의 반어법이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 있다. 또한 심판도 실수를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온갖 보호장구를 갖추고 경기 내내 그라운드에 서서 더위를 이겨내야 하는 힘든 직종이 바로 심판직이다.
 
그러나 한 두번이 아닌 잇단 오심이 고질적으로 이어지면 이는 경기력과 리그 수준에도 치명적인 오점을 남길 수 있다. 30주년을 맞은 프로야구는 출범 배경을 차치하고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이라는 기치 아래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야구를 보고 자란 어린이들은 어느덧 가정을 꾸린 성인이 되어 자녀들과 야구라는 문화생활을 향유하고 있다.
 
투수가 상대 타자-주자와의 약속을 어겼을 때 심판진은 보크를 선언한다. 그러나 이를 못 보고 지나친다는 것은 야구장을 찾은 팬들 앞에서 상호 간의 기본적인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잘못된 현상을 보여주는 것과도 같다. 힘든 와중에서도 경기를 객관적으로 보고 판단하고자 노력하는 심판진의 더 나은 분발을 바라는 바이다.
 
farinelli@osen.co.kr
 
<사진1> 6월 8일 잠실 LG전 패배 직후 심판진에 보크 항의 중인 한화 코칭스태프.
 
<사진2> 7월 21일 잠실 롯데전서 보크 항의 중인 이종욱과 공수교대 중인 임경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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