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올스타전 MVP는 타자에게 돌아갔다.
지난 2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30번째 올스타전에서, LG 이병규가 끝내기 안타를 치며 별 중의 별로 떠올랐다. 혹시나 했던 투수 MVP에 대한 기대는 역시나로 끝났다. 역대 30차례 올스타전에서 투수 MVP는 단 2차례. 1985년 삼성 김시진과 1994년 태평양 정명원밖에 없다. 확률적으로 6.7%밖에 되지 않는다. 최초의 올스타전 투수 MVP를 오른 김시진(53) 넥센 감독도 "앞으로 올스타 투수 MVP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감독이 가장 큰 이유로 꼽은 건 투구이닝 제한이었다. 김 감독은 "타자들에게 기회가 많은 것에 반해 투수는 3이닝 초과해서 던질 수 없다. 요즘에는 대개 1~2이닝만 던지는데 1~2이닝 동안 뭔가를 보여주기란 쉽지 않다. 올스타전이 단판 승부로 치러지면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올스타전에서는 한 투수가 최대 3이닝만 던질 수 있다. 타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회가 적고, 3이닝 동안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었다.

또 다른 이유는 짧은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김 감독은 "대개 에이스급 투수들이 전반기 막판 로테이션이 걸린다. 그리고 올스타전이 끝나고 이틀 쉬고 곧바로 후반기에 들어가기 때문에 몸 상태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투수들이 제대로 전력 투구하기가 어려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웨스턴리그 선발투수 윤석민(KIA)은 이틀 전 7이닝 104구를 던지고 다시 오른 마운드에서 1⅓이닝 17구만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였지만 140km 이상 공은 그게 유일했다. 1회 3타자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며 MVP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투수 보호차원에서 일찍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 감독은 "올스타전이 단판으로 치러지는 이상 앞으로도 투수 MVP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고 내다봤다. 김 감독이 MVP 수상한 1985년에는 올스타전이 3차전으로 치러졌다. 당시 김 감독은 1차전 동군 선발투수로 3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으로 승리수가 된 뒤 3차전에서 구원으로 나와 3이닝 동안 안타없이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2경기에서 6이닝 5탈삼진 무실점. 단판 승부에서 투수 MVP는 1994년 태평양 정명원이 구원으로 3이닝 동안 탈삼진 3개 포함 퍼펙트로 막으며 차지한 것이 유일하다.
미국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1962년부터 올스타전 MVP를 선정하기 시작한 메이저리그는 지금까지 51차례 MVP를 배출했는데 그 중 투수는 6차례밖에 되지 않는다. 1999년 페드로 마르티네스 이후 12년째 투수 MVP가 나오지 않고 있다. 1950년부터 올스타전을 시작한 일본프로야구는 매해 2차전 또는 3차전으로 치러진다. 경기마다 MVP를 뽑는 형식인데 총 155차례 MVP 중 투수는 9차례에 불과하다. 확률은 단 5.8%. 2004년 1차전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마지막 올스타전 투수 MVP로 남아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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