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양상문 향한 애교섞인 볼멘소리 왜?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8.03 07: 03

[OSEN=잠실, 이대호 인턴기자] "양 코치님 때문에 힘들어 죽겠어요".
지난 2일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를 앞둔 잠실구장. 경기를 앞두고 한창 훈련을 하던 두산 김현수(24)가 덕아웃 쪽으로 다가왔다. 마침 덕아웃에는 이날 경기의 해설을 맡은 양상문 MBC LIFE 해설위원이 자리하고 있었다.
김현수는 덕아웃에 양 해설위원이 있는걸 보자 곧바로 "양 코치님 때문에 요즘 힘들어 죽겠어요"라고 볼멘소리로 인사를 대신했다. 김현수는 "안 그래도 왼손 투수 공 치기 힘든데 양 코치님이 구단들 다니면서 왼손 투수들한테 왼손타자 상대하는 법 가르친 이후 더 힘들어졌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양 해설위원과 김현수는 지난 2009년 WBC 때 코치와 선수로 한솥밥을 먹으며 가까워졌다. 양 해설위원은 이번 겨울 SK 와이번스 인스트럭터로 잠시 몸담으며 고효준의 전담 코치를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투구 이론에 있어서는 국내 최성상급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양 해설위원은 각 구단의 왼손 투수들에게 '원 포인트 레슨' 해주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김현수의 불만 아닌 불만(?)은 바로 여기서 나온 것이다. 김현수는 "이제까지 왼손 투수들이 나한테 포크볼 던진 적이 별로 없었는데 요즘은 생각하지도 않았던 순간에 포크볼이 들어와 깜짝 놀란다"면서 "양 코치님이 구단들 다니면서 좌투수들한테 레슨해주면서 내가 힘들어졌다"고 애교 섞인 불평을 했다.
그러자 양 해설위원은 허허 웃으며 "그래도 요즘 좌완 공 잘치잖아"라고 김현수의 불평을 살짝 피해가자 김현수는 "잘 치긴요. 요즘 좌완 공 50m 날리기도 힘들어요"라고 답하고는 웃으며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갔다.
과연 김현수의 말이 사실일까. 김현수는 올 시즌 타율 3할3리 7홈런 5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김현수는 좌완을 상대로 2할6푼의 타율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김현수의 좌완 상대 타율이 2할2푼임을 생각해보면 올 시즌 김현수는 좌완에 대한 대처능력이 오히려 올라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언더투수를 상대할 때의 성적이다. 김현수는 올해 언더투수를 상대로 2할2푼7리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언더상대 타율이 무려 4할7푼4리에 이르렀던 것을 생각하면 좌완보다 언더를 상대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일 경기에서도 김현수는 좌완 트레비스에게 1회 적시타를 기록했으나 사이드암 손영민을 상대로는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지난해까지 왼손 투수에 약한 모습을 보였던 김현수가 올해는 ‘좌완 대처법’을 보완하며 다시 한 번 진화했다. 김현수가 현재 약간 떨어진 타격 감각을 되찾아 두산 성적 반등의 횃불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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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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