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첫 S' 송신영, 8년만의 떨림 그리고 3번의 아픔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8.03 07: 00

"아픈 쪽으로는 무딘 편인데…."
LG의 '뉴 클로저' 송신영(34)은 최근 며칠 사이 많은 것을 경험했다. 프로 13년만에 처음 경험한 트레이드 때문에 외부환경은 물론 심적으로도 큰 변화를 겪었다.
송신영은 지난달 31일 2 대 2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에서 LG로 이적했다. 그로부터 이틀만인 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전에서 5-4로 팀 승리를 지켜내며 새 유니폼을 선보인 첫 경기에서 세이브를 올렸다.

8회 2사 1루에서 나와 1⅓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이란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이날 세이브는 단순한 수치 이상을 의미하고 있었다.
▲3번의 아픔
2일 문학구장 3루측 원정 덕아웃에서 만난 송신영의 표정은 여전했다. 무덤덤하면서도 장난기를 머금은 얼굴이었다. 하지만 회색빛 LG 원정 유니폼을 통해 현실을 인지하게 했다.
송신영은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이틀 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눈만 감으면 눈물이 흘러나왔다"는 그는 "넥센 식구들과 함께 붙잡고 엉엉 울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그 왜 있잖아요. 첫사랑과 결별한 후 먹먹하고 아리고 아픈 그 느낌…"이라고 가슴을 몇번 치면서 말끝을 흐렸다.
평소 쿨한 성격의 송신영답지 않았다. 스스로도 인정했다. 그는 "솔직히 '다른 팀으로 갈 수도 있지 않는가.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현실을 직시하고 나니 감당이 안되더라"고 며칠 전을 떠올렸다. 이어 "잠자리에 누워 지인들로부터 온 휴대폰 메시지들을 확인하는데…. 정말 말로 표현하지 못할 고마움과 미안함, 아쉬움들이 밀려들었다. 그래서 또 눈물이 나더라"고 덧붙였다.
송신영은 1점차 승부를 매듭지은 후 기쁨보다는 또 한 번 아픔을 겪어야 했다. 자신의 19번 등번호 새겨진 넥센 유니폼을 든 팬들을 버스에 오르기 직전 만났기 때문이었다. "TV 화면에 몇번 잡혔다고 그러더라"는 그는 "경기 후 밖에서 계시길래 인사를 했더니 우시더라. 할말이 없더라. 마음이 아프더라"고 씁쓸하게 웃었다.
경기 후 숙소로 들어간 송신영은 바로 트레이너를 찾았다. 속이 쓰렸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긴장한 상태였다. "2004년 한국시리즈 이후 몇년 동안 오늘처럼 긴장한 적은 없었다. 원래 아픈 쪽으로는 무딘 편"이라는 그는 "내가 직접 약을 찾아 받아왔을 정도면 얼마나 신경이 쓰였나 알 수 있다. 위가 아파서 너무 괴롭다"고 허탈하게 웃었다.
 
▲중간보다 편한 마무리
송신영은 올 시즌 초반 손승락이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고 있을 때 넥센의 마무리로 맹활약했다. 넥센에서 마지막 세이브를 기록했던 5월 5일까지만 해도 삼성 오승환과 나란히 9세이브로 이 부문 공동 선두를 달렸다. 평균자책점은 0.52를 기록해 1.42였던 오승환을 오히려 능가할 정도였다.
이 때 송신영은 "중간투수가 어렵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면서 "나가야 하는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마무리가 오히려 더 편하다"고 설명했다. 이미 현대 마지막 해인 2007년 14세이브를 거둔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마무리에 대한 매력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송신영은 LG로 와서 마무리에 대한 부담을 느꼈다. 그는 "최계훈 코치님께서 '오늘부터 마무리 대기하라'고 하셨다. 프로 첫 해 코치님이고 해서 잘아는 만큼 '중간투수를 해도 될 것 같다'며 웃었다. 그랬더니 '너말고 할 사람 없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상당한 부담이 됐다"고 밝혔다.
몸이 덜 풀린 탓인지 등판하자마자 스트레이트로 볼 3개를 던진 송신영이었다. 스트라이크를 잡긴 했으나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이에 송신영은 "몸을 덜풀고 나왔던 것은 아니다. 앞에 한희가 주자를 내보내면 나갈 수 있다고 언질을 받았던 터였다"면서 "큰 것 한 방이면 동점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코너워크를 철저히 가져간다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송신영은 "첫 단추를 잘 꿰서 정말 다행이다. 첫 경기였는데 LG팬들에게 원망을 들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안도의 웃음을 터뜨렸다. 이날 만큼은 마무리도 편하지 않았던 셈이다.
4년만에 두자리수 세이브를 기록한 송신영. 과연 LG의 4강꿈을 실현해 줄 수 있는 키플레이어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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