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여버린 류현진, 선발 복귀날 과연 언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8.03 07: 00

"미리 얘기하면 재미없잖아".
한화 한대화 감독은 함구령을 내렸다.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의 선발 등판날을 비밀리에 부친 것이다. 지난 주말 2차례 구원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친 류현진은 이번주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정상 복귀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확한 선발등판 날짜가 밝혀지지 않았다. 한 감독은 지난 2일 대전 롯데전을 앞두고 "4일 대전 롯데전, 5일 잠실 LG전이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와 LG로서는 류현진의 등판 날짜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 감독은 이날 승부처에서 류현진을 전격투입하는 초유의 승부수를 던졌다. 3-3으로 팽팽히 맞선 7회 2사 1·2루에서 류현진을 구원 등판시킨 것이다. 류현진은 7회 손아섭을 2루 뜬공으로 처리하며 급한 불을 껐지만, 8회 이대호와 홍성흔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강민호에게 볼 2개를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2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한대화 감독의 승부수는 결과론적으로 무리수가 되고 말았다.

이날 경기 전만 해도 한 감독은 "류현진은 이제 불펜 대기가 없다. 이번주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한다"며 "등판 날짜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목요일 또는 금요일 중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한 감독은 "정민철 투수코치에게도 등판 날짜를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다. 상대에게 미리 알려줘서 좋을 게 뭐가 있겠나. 아무에게도 가르쳐주지 않을 것이다. 상대팀들이 스트레스 좀 받게 할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하지만 일종의 연막작전이었다. 승부처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류현진 카드를 꺼냈고, 결과론적으로 최악의 수가 되고 말았다. 류현진은 류현진대로, 한화는 한화대로 손해를 봤다. 지난 6월28일 문학 SK전에서 왼쪽 등 견갑골 통증을 호소한 류현진은 7월 한 달간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됐다. 7월 3경기 모두 구원으로 나와 컨디션을 점검했다. 지난 주말 대전 SK전에서 최고 146km 직구를 뿌렸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다시 구위가 떨어진 모습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km였지만 나머지 직구 구속은 140km 안팎이었다.
치열한 4강 다툼을 벌이고 있는 롯데나 LG는 공교롭게도 류현진의 선발 복귀날의 상대가 될 처지였다. 당장 1승이 급한 두 팀으로서는 류현진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었다. 한 감독이 굳이 류현진의 등판날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상대팀들을 조금이라도 더 교란시키겠다는 의미도 있다. 굳이 패를 일찍 공개해서 좋을게 없다. 한 감독은 절친한 롯데 양승호 감독에게 "하는 것 보고 류현진 선발 등판날짜를 결정할 것"이라며 은근한 압박도 가했다.
그러나 이날 깜짝 구원등판으로 모두 물거품되고 말았다. 이날 구원등판으로 총 15개 공을 던진 류현진은 롯데와 주중 3연전 마지막 날 선발등판이 어려워졌다. 교란작전은 사실상 무산됐다. 선발등판하더라도 주말 잠실 LG전이 유력해졌으며 이날 투구내용으로는 선발진 복귀가 쉽지 않다는 것이 증명됐다. 구위나 제구 모두 한창 좋을 때와 비교하면 너무 뒤처졌다. 당장 선발진 복귀가 쉽지 않아진 것이다.
한화에게 지난 2일 패배는 단순한 1패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류현진 카드를 꺼내서 실패한 것도 크지만, 류현진의 구위와 제구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도 패배 이상으로 뼈아픈 대목이었다. 당장 이번 주말 선발진 복귀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과연 류현진의 선발진 복귀날은 언제가 될까. 또 다시 미궁 속으로 빠졌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