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삼성 류중일 감독, "아직 마음 놓을 수 없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8.10 07: 04

"지금 이 순간 시즌이 끝나면 좋을텐데…".
삼성은 선두다. 지난달 27일 광주 KIA전 승리 이후 15일째 단독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위 KIA와는 2경기차. 그러나 삼성 류중일 감독은 좀처럼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지휘봉을 넘겨받은 뒤부터 불면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팀 성적은 좋지만 고민은 좀처럼 끊이지 않는다. 류 감독은 "감독이란 자리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 끊임없이 고민을 해야하는 자리"라며 고뇌를 드러냈다.
류 감독은 "감독이 된지도 어언 8개월이 되어가는데 쉽지 않다. 시즌 초반에는 생각만큼 확 치고 올라가지 못해서 고민이 많았고, 지금은 1위 자리를 마지막까지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이기면 이기는대로, 지면 지는대로 고민을 해야 하는 자리. 그래서 감독들은 억대 연봉을 받는다.

류 감독은 2위 KIA와 3위 SK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류 감독은 "KIA는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많이 빠졌지만 또 다른 선수들이 자리를 메울 것이다. SK도 3위지만 경기를 많이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마지막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아직도 41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어떤 변수가 벌어질지 모르는 일"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 감독은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지난 주말 사직 롯데전에서는 마무리투수 오승환에게 이틀간 아예 휴식을 줬다. 4일 연속 투구로 피로가 쌓인 만큼 충분히 회복할 시간을 줬다. 에이스 차우찬에게도 마찬가지. 지난 7일 사직 롯데전에서 차우찬은 4회부터 이상한 조짐을 보였다. 5회를 마친 차우찬이 팔꿈치 통증에도 "더 던지겠다"는 의사를 보였지만 류 감독은 지체없이 강판을 지시했다. 류 감독은 "한 경기를 잡으려 애쓰다 더 많은 경기를 나오지 못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삼성도 고비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대체 선수들이 툭툭 튀어나왔다. 류 감독은 "시즌 초반 채태인과 조동찬이 부상을 입었을 때 조영훈과 손주인이 잘 메워줬다. 라이언 가코가 없을 때에는 모상기가 나타났다. 이번에 배영섭이 부상을 당했지만 정형식이 잘해주고 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지금 에이스 차우찬이 잠시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또 다른 대체 외국인 투수 저스틴 저마노가 합류한다. 류 감독은 "아플 때에는 쉬어야 한다. 무리해서 좋을게 없다. 선수도 팀도 나중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류 감독은 스스로를 '초짜'라고 부른다. 경기 중 표정관리가 되지 않고 불안한 마음을 가슴 한구석에 담고 있다. 그러나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선수들을 닥달하기보다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유도한다. 1위 삼성이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데에는 이같은 류 감독의 초보답지 않은 리더십이 있다. 류 감독은 "아직 마음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1위 삼성은 여유 속에서도 팽팽한 긴장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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