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이형이 내가 던지면 눈 감는다고 했다".
'오뚝이' 이대진(37)이 9일 오후 KIA 타이거즈가 아닌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광주구장에 나타났다. 19년 동안 타이거즈로 살았던 이대진은 지난 7월 웨이버로 공시되면서 LG맨으로 거듭나 8회 2사 후 등판해 신종길을 4구째 만에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그의 등판에 1루측 KIA 팬들도 "이대진"을 연호하며 이제는 적이 된 이대진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아쉬운 점은 이제 적이 된 이종범(41)과 맞대결이 펼쳐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기 전 LG 유니폼을 입고 KIA 덕아웃을 찾아 인사를 한 이대진은 조범현 감독을 만나 "대진아. 잘 어울린다. 잘 해라"는 응원 메시지를 들었다. 곁에 있던 나지완과 차일목은 어색한 웃음만 지으며 보기만 했다.
이대진은 기자들과 만나 "KIA 선수들과 대면한다는 것은 처음엔 어색할 것 같았다. 그러나 이게 다 추억이자 기회가 될 것 같다. 언제 또 이런 날이 오겠나"라며 "특히 (이)종범이형과 이야기를 했는데 내가 마운드에 서면 그냥 눈 감아버리겠다고 말했다"며 웃었다.
이들은 타이거즈의 영웅과도 같은 존재로 둘 사이의 관계도 막역하다. 그러나 이대진은 이종범에게 "형 우리 기왕 이렇게 만난 거 재미있게 최선을 다해 승부를 해보자"라고 제안했다.
이대진의 제안에 이종범도 고개를 끄덕였지만 첫날 경기에서는 맞대결이 성사되지 않았다.
정말로 이대진이 마운드에 서고, 이종범이 타석에서 공을 기다린다면 어떤 느낌일까. 과연 이종범이 정말로 눈만 감고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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