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보다는 안정을 선택한 것일까.
지난 6월부터 3-4-3 시스템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던 알베르토 자케로니 일본 대표팀 감독이 10일 저녁 일본 삿포로에서 열릴 한일전에서는 4-2-3-1 시스템으로 돌아왔다. 자케로니 감독은 지난 9일 한일전 공식기자회견에서 "한일전에서는 익숙한 시스템을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케로니 감독의 발언은 자신에게 익숙한 3-4-3 시스템을 당분간 포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일전을 비롯해 당면한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을 고려하면 익숙지 않은 시스템으로 나서는 것이 불리하기 때문이다.

자케로니 감독은 2011 카타르 아시안컵 직후 3-4-3 시스템 도입을 선언했다. 당시 자케로니 감독은 3-4-3 시스템이야말로 일본 축구에 어울린다고 자평했지만, 일본 선수들이 이 전술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면서 고민해왔다.
특히 지난 6월 페루 및 체코와 평가전은 실망 그 자체였다. 일본은 두 경기에서 모두 0-0으로 비겼고 내용은 더 실망스러웠다. 후방을 가볍게 하고 전방을 무겁게 하겠다는 의도와는 달리 무기력하고 불안한 모습만 노출했다.
자케로니 감독은 선수들에게 세부 전술까지 직접 설명하며 3-4-3 시스템 도입에 힘썼지만, 이미 오카다 다케시 감독 시절부터 4-2-3-1 시스템에 익숙한 선수들을 바꾸기는 쉽지 않았다. 소속팀의 전술이 대부분 포백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결국 자케로니 감독은 4-2-3-1 시스템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자케로니 감독이 3-4-3 시스템을 아예 포기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자케로니 감독이 "추가하고 싶은 옵션이 있다"고 밝혔듯 3-4-3 시스템과 접목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광래 감독이 만화축구로 불리는 4-2-3-1 시스템의 완성을 위해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는 것처럼 자케로니 감독도 자신만의 축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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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자케로니 감독 / 삿포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