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매일 이야기할 수 없지 않은가".
지난 12일 대전구장. 두산과 홈경기가 우천 연기되기 전까지 한화 한대화 감독은 4번타자 최진행(26)을 붙들고 1대1로 타격을 지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덕아웃 앞에는 샌드백이 등장했다. 한 감독은 직접 타격 동작을 취하며 최진행에게 임팩트시 힘을 모으는 타이밍을 강조했다. 곧이어 배팅케이지 옆에서 최진행의 타격을 유심히 지켜봤다. 비가 뚝뚝 떨어져 몸이 젖어갔지만 한 감독은 좀처럼 배팅케이지에서 뜨지 않고 계속 최진행의 타격을 지도했다.
한 감독은 "아직 자기 것을 만들지 못했다. 타격이 너무 왔다 갔다 한다"며 "타이밍 문제다.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 어떻게 매일 이야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풀타임 주전 첫 해였던 지난해 4번타자로 활약하며 타율 2할6푼1리 32홈런 92타점으로 활약한 최진행은 그러나 올해 89경기에서 타율 2할6푼4리 13홈런 5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은 조금 올랐지만 홈런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특히 8월 6경기에서 19타수 1안타 타율 5푼3리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거나 4번 타순에서 내려가기도 했다. 한 감독은 "방망이가 터지지 않으면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지금 상태로 4번 타순에 계속 두면 괜히 부담감만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12일 경기가 우천연기 되기 전에도 한화 4번타자는 최진행이 아니라 카림 가르시아였다. 한 감독의 고민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그래서 이날 연습에는 특별히 샌드백도 등장했다. 최진행은 덕아웃 앞에 설치된 샌드백을 치느라 여념없었다. 한 감독은 "샌드백은 원래 파워를 키우기 위함이다. 옛날에 타이어를 치던 것과 같은 것"이라며 "샌드백을 많이 때리면 볼을 때리는 요령이 생긴다. 그냥 웨이트하는 것보다 많이 때리면서 요령도 키워야 한다. 순간적으로 힘을 모아 임팩트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샌드백 훈련의 효과를 설명했다.
이어 한 감독은 "최진행은 중심이동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힘이 모으지 못하니까 타구가 멀리 나가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최진행에 혹독한 풀타임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에 한 감독은 "나는 현역 시절 슬럼프에 빠지면 그냥 빨리 잊거나 러닝만 했다. 그런데 최진행은 허리가 좋지 않아 러닝도 많이 할 수 없다. 스프링캠프에 가지 못한 것도 허리 때문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결국 최진행 스스로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과연 최진행이 4번타자의 면모를 되찾을 수 있을까. 최진행이 중심타선의 중심을 잡아야 비로소 한화도 한화다운 야구를 할 수 있다. 그래도 한화에서 홈런이 가장 많은 타자는 최진행이다. 누가 뭐래도 한화의 4번타자는 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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