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LG 트윈스-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이틀 연속 우천으로 순연됐다.
17일 선발 등판할 예정이던 LG 우완투수 김광삼(31)은 경기가 연기되자 "오늘도 비 때문에 등판을 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곁을 지나가던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28)를 보며 "헤이, 리즈. 너 때문에 비가 온다"고 농을 던졌다. 그러자 리즈는 "오늘은 네가 선발 등판하는 날이었다"고 말한 뒤 "나 때문이 아니다"라며 웃었다.
김광삼이 리즈를 언급한 데는 이유가 있다. 17일까지 LG는 올 시즌 우천으로 연기된 경기가 20경기나 된다. 그 가운데 리즈가 선발 등판이 예고됐던 날은 무려 7차례로 가장 많다. 그 뒤로 주키치 5차례, 지금은 넥센으로 떠난 심수창 4차례, 김광삼 2차례, 박현준과 김성현이 각각 1차례다.

특히 리즈는 올 시즌 LG 첫 우천 경기였던 지난 4월 7일 SK전을 비롯해 지난 6월 22일 잠실 넥센전부터 25일 문학 SK전까지 선발 등판이 예고된 4일 연속 비가 왔다. 이후에 리즈는 '레인맨'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물론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리즈 역시 반갑지만은 않다. 우천으로 등판이 미뤄지면서 리즈는 6월 잠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김광삼도 이 사실을 잘 안다. 그러나 공을 던지고 싶은 마음에 애교 섞인 푸념을 리즈에게 했다.
김광삼은 올 시즌 15경기에 등판해 4승3패 평균자책점 4.58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LG가 1,2,3 선발인 박현준, 주키치, 리즈 중심으로 선발 로테이션이 돌아가면서 자연스럽게 4선발인 김광삼의 등판 횟수가 줄어들었다. 등판 간격 역시 일정하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
실제로 김광삼의 최근 4경기 등판 일자를 보면 7월 6일 한화전, 7월 19일 넥센전, 8월 3일 SK전, 8월 10일 KIA전이다. 최소 일주일, 길게는13일만에 등판도 있었다. 보통 선발투수가 5,6일 만에 등판한 것과 많이 다르다.
"등판 간격이 일정하지 않아 컨디션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 김광삼은 "오랜만에 나가니까 잘하려는 마음이 더 앞서 결과가 좋지 못한 부분도 있다"며 최근 부진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렸다.
리즈와 짧은 대화로 가벼운 웃음을 되찾은 김광삼. 주말 대구 삼성전에서 선발 등판이 유력하지만 또 다시 우천으로 경기가 연기될 경우 그의 등판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이래저래 김광삼은 비가 야속하게만 느껴진다.
agass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