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미니카 공화국, 캐나다, 멕시코 등 아메리카 대륙 야구 선수들이 자기 나라를 떠나서 먼 동양까지 날아와 야구를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신대륙에 왔다고 보면 되는데요. 물론 'baseball is baseball'이란 말이 있지만 새로운 땅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스타일의 야구를 해야 하니 힘든 점이 많지요.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해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에 바꿔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쉬우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 7월 삼성 유니폼을 입은 덕 매티스는 빠르게 한국무대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그는 3경기 등판해 3승무패 평균자책점 0.92를 기록 중입니다. 이에 대해서 매티스는 OSEN과 인터뷰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일단 좋은 팀에 뛰고 있는 것이 가장 크고, 그 다음으로는 첫 경기에서는 그렇게 좋지 못했지만 수비와 공격에서 동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경기를 지배하지는 못하지만 실점을 많이 하지 않았다.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이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일단 매티스는 긍정적인 성격임과 더불어 한국 음식도 잘 먹고 문화에 대해서도 받아들이려는 마음자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는 "한국 음식은 거의 다 좋다. 난 그렇게 까다롭지 않다. 쌀을 많이 먹는다. 바비큐, 돼지고기, 카레 등 다 좋아한다. 어제 밤에도 카레를 먹었다. 그러나 해산물은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하더군요.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 매티스는 지난 2일 넥센과 첫 경기에 앞서 동료 선수들이 냉장고에서 특이한 음료수를 하나씩 꺼내 마시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호기심에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인삼이 들어간 건강 보조식품이다"라는 동료들의 말에 "인삼? 스태미나 식품이지 않냐"고 반문한 뒤 본인도 하나를 마시고 마운드에 올랐다고 합니다. 경기 결과는 6이닝 무실점을 거두며 첫 승을 거뒀죠.
매티스는 "동료들이 다 그걸 마셨다. 그래서 나도 따라 마셨는데 좋은 결과를 나왔다. 지금도 하루에 한 두개를 먹는다. 코치님께서 인삼은 한국산 비아그라라며 농담도 하셨다. 난 몰랐다. 어쨌든 재미있었다. 처음엔 맛이 별로였지만 먹다 보니까 이제는 맛있다"라며 마니아가 되어버렸더라고요.
올해로 한국무대 2년차인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라이언 사도스키도 한국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데요. 사도스키는 "다른 곳에서 야구를 한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해야 한다. 나 같은 경우는 경기장에서건 밖에서건 편안함을 찾고 문화와 이해를 이해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사도스키는 한국어 초급 수준의 실력을 자랑하는데요. 롯데 동료 선수들과 한국어로 기본적인 것은 대화를 합니다. 새로 온 크리스 부첵의 통역 역할도 하죠.
사도스키도 "한국어를 조금 한다. 잘 하진 못하지만 언어를 한다는 것은 한국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면서 "식당에 가서 내가 원하는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며 웃었습니다. 그렇다면 사도스키는 어떤 한국 음식을 좋아할까요. 그는 "찜닭, 고기, 비빕밥 좋아해요. 찜닭 제일 좋아해요. 삼계탕은 봄 날씨 좋아요. 여름에 너무 더워요"라고 한국어로 대답하더군요. 사도스키 역시 "경기 전에 흑마늘을 마신다. 매일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팀 손아섭은 흑마늘에 중독됐다"고 말했습니다.

얼마 전에 미국에서 배우기 힘든 언어 설문조사를 하였을 때, 한국어가 4위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한국사람이지만, 또 기자인 저도 한국어가 가끔은 어렵다고 느껴질 때가 있는데요. 사도스키가 이렇게 한국어로 말하는 것을 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데 야구 선수다 보니까 훈련 방식이라던 지 야구 스타일이 달라서 어려워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못 하다가 MLB가서 잘하는 선수들도 있잖아요. 지난해 LG에서 뛰던 애드가 곤살레스는 엄청난 기대를 받고 한국에 왔지만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미국으로 돌아가야 했죠. 그 뒤에 온 필 더마트레 역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는데 지난 3월 플로리다 미네소타 트윈스 스프링캠프에서 그와 우연히 만나 깜짝 놀랐는데요. 둘 다 지금은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더군요. 그 만큼 적응이라는 것이 어렵고 중요하다는 것으로 보여주고 있죠.
그렇다면 선수들이 느끼는 한국야구와 메이저리그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메이저리그에서도 잠시나마 선발 투수로 활약했던 사도스키는 "기술적인 측면은 비슷하다. 그러나 경기 스타일이 매우 다르다. 스트라이크존도 다르다. 경기장 시설도 다르다. 경기를 풀어나가는 감독의 스타일도 다르다. 팀의 기술도 다르다"라고 말했는데요. 야구는 야구지만 다른 스타일의 야구를 하다 보니 이 역시도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09년 KIA가 한국시리즈 챔피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로페즈와 구톰슨이 있었기에 가능했는데요. 그래서 구단들은 외국인 선수 선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1년 농사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구단이나, 동료 선수들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삼성이 지난 7월에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는데요. 매티스와 저마노 둘 다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우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삼성 구단에서 이들에게 한국무대에 적응할 충분한 준비 시간을 주었기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매티스는 "한국에 도착 후 2주 정도 적응 시간이 있었다. 2군에서도 한 경기 등판하면서 컨디션을 조절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야구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생활까지도 적응할 시간이 주어져 도움이 됐다"고 말했으니까요. 저마노 역시 "한국에 도착해 몸 상태도 조절했고 동료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보면서 자연적으로 한국야구 스타일을 익혔다. 충분한 준비 시간을 준 팀에 감사하다"고 말하더군요.
어떻게 되면 감독의 관점에서 빨리 이 선수들을 투입해 한 경기라도 더 쓸 수도 있지만 첫 단추의 중요성을 안 류중일 감독의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아무쪼록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활약해서 코리안 드림을 이루고, 한국 프로야구가 발전하는데, 큰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 사도스키는 "한국 야구 팬 여러분. 항상 환영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세계 최고입니다"라고 한국어로 인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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