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대전구장. 한화가 1-3으로 뒤진 6회말 2사 만루. LG가 투수를 우완 선발 김성현에게 좌완 양승진으로 바꿨다. 그러자 한화 벤치에서도 기다렸다는듯 대타 카드를 꺼냈다. 8월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는 이대수(30)였다. 이대수는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6회말 역전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대수는 지금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 지난 26일 LG 레다메스 리즈의 159km 직구에 헬멧을 맞았기 때문이다. 맞는 순간에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충격. 이대수는 경기출장을 강행했으나 3회초 수비 중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빠졌다. 곧장 을지대학교병원으로 후송돼 CT 및 X-레이 촬영을 받은 결과 내상이나 출혈이 없는 외부 충격에 의한 뇌진탕 증상으로 밝혀졌다.
하루가 자고 일어난 27일. 이대수는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했지만, 선발 라인업에서는 빠졌다. 그러다 결정적인 순간 대타로 출장해 상대 마운드를 압박했다. 이날 이대수는 8회 두 번째 타석에서 2루 직선타로 아웃됐지만 날카로운 타구를 뿜어냈다. 그는 "아직 상태가 좋은 건 아니지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며 걱정하는 팬들을 안심시켰다.

이대수는 한화뿐만 아니라 리그 전체를 통틀어 가장 감이 좋은 타자다. 8월 18경기에서 53타수 23안타로 무려 4할3푼4리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8월 타율 1위. 후반기로 범위를 넓혀도 4할1푼1리로 변함없이 1위에 올라있다. 3안타 경기 3차례 포함 7경기나 멀티히트를 작렬시켰다. 이 기간 동안 실책도 단 1개로 공수에서 한화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시즌 타율도 2할7푼7리까지 수직상승.
그는 "한대화 감독님과 이종두 수석코치님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됐다. 감독님은 타석에서 칠 준비를 빨리 하라고 주문하시는 것이 타이밍을 맞추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코치님은 투수와 수싸움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한다"며 "지금도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하면서 체력을 관리하고 있는 덕도 보는 듯하다. 타석에서 집중력이 좋은 것도 체력이 받쳐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870g 가벼운 배트를 짧게 쥐고 매타석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불의의 사구로 우려를 사고 있다. 현역 시절 타석에서 머리를 맞은 경험이 있는 김용희 SBS ESPN 해설위원은 "맞는 순간 처음에는 괜찮은 것 같지만 한동안 머리가 아파올 것이다. 나도 현역 때 일주일 정도는 정신이 없더라. 이대수는 159km 공을 맞았으니 더하지 않겠나"라고 걱정을 나타냈다.
한화로서는 지금 당장 전력의 핵 이대수가 빠지는 것은 큰 타격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선수의 몸이다. 이대수가 8월 내내 보여준 타석에서의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적절한 휴식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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