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대행, '김경문 NC행'에 신중했던 이유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9.01 07: 01

"나도 소식은 뉴스를 통해 알았다. 잘 된 일이지. 정말 잘 된 일이야".
 
꽤 오랜 시간 동고동락을 같이 했던 감독이 새 둥지를 찾았다는 소식. 수석코치로 호흡을 맞춘 감독대행은 신중한 태도로 이야기했다. 오히려 그는 팀의 아쉬운 패배에 더 안타까워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김광수 두산 베어스 감독대행이 김경문 전 감독의 NC 다이노스행에 되도록 말을 아꼈다.

 
8월 31일 잠실 넥센전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끝에 2-4로 패한 두산. 경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NC는 "김경문 전 두산 감독과 계약기간 3년 총 14억원에 계약했다"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김경문 감독의 NC행 정황이 여러 군데서 포착되었으나 정식 발표는 분명 이른 시점이었다.
 
NC측은 "당초 2011시즌을 마친 뒤 감독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당초 예정보다 한 달 빨리 감독직 결정을 마무리했다. 이는 다음달 10일 예정된 선수단의 첫 가을 훈련을 앞두고 코칭스태프 선임과 훈련 일정 수립 등에 1개월 정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라고 밝혔다.
김경문 감독의 NC행과 관련해 김광수 감독대행은 최대한 짧게 표현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 영광을 감독과 수석코치로 함께했고 OB-두산에서도 동료이자 코칭스태프로 오랜 기간 호흡을 맞췄으나 현재 김광수 감독대행은 두산의 남은 시즌을 책임지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31일 경기 전에도 김광수 감독대행은 김경문 감독의 카페 개업식과 관련해 "나중에 조용할 때 개인적으로 찾아뵙고 싶다. 서로 망중한의 분위기 속에서 허심탄회하게 여러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라고 이야기했다. 일단 감독대행으로서 2011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김광수 감독대행의 현재 임무였기 때문이다.
 
"나도 김경문 감독의 NC행은 경기가 끝난 뒤 뉴스를 통해 알았다. 정말 잘 된 일이다. 코칭스태프 윤곽도 감독님께서 차차 결정하시겠지". 김광수 감독대행의 이야기는 그 뿐이었다.
 
화제는 재빨리 지난 경기와 다음 경기로 돌아갔다. 김광수 감독대행은 "열심히 쫓아갔는데 아깝게 되었다. 좀 더 먼저 잡은 기회를 제대로 살렸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팀을 이끄는 입장에서 포기하지 않고 달려드는 것이 최우선이다"라고 밝혔다.
 
사실 올 시즌 난국에 빠진 두산에 대해서도 김광수 감독대행 또한 답답할 노릇. 현재 두산 투타 전방위를 거쳐 크고 작은 부상에 신음하는 선수들이 팬들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가득하다. 그 와중에서도 선수들은 경기 출장을 강행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아버지형 모습으로 팀을 이끌 때 수석코치로 선수단과 감독의 가교가 되었던 이가 김광수 감독대행인만큼 선수들의 속사정을 모를 리 없다. 최근 노경은이 계투로서 굉장히 자주 등판하고 있는 데는 그나마 계투진에서 가장 건강하고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가 그 뿐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분명 하위팀의 전형적인 파행 계투 운영 중 하나지만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팀 사정이 녹아있다. 선수단 속내를 아는 사람들이 김광수 감독대행의 운영에 잘못된 점이 있을 경우 직언을 삼가는 이유 중 하나다.
 
시즌 종료 후 김광수 감독대행의 행보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짧은 이야기 속 알 수 있던 것은 김광수 감독대행이 적어도 현재 소속된 팀의 남은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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