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 어깨 닫기', 살아난 김현수의 타격 과제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9.02 07: 01

"26경기 연속 출루라. 그런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니 기분 좋은데요".(웃음)
 
돌아가고 있다. 3할 대 초반 타율을 기록해도 '슬럼프'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성장한 선수지만 더 나은 모습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 뒤 이제는 다시 돌아가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김현수(23. 두산 베어스)의 2011시즌은 정체가 아닌 과도기다.

 
김현수는 지난 1일 잠실 넥센전서 3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장해 3회 우월 쐐기 솔로포 포함 4타수 3안타 1타점을 올리며 팀의 6-3 승리에 일조했다. 지난 7월 30일 사직 롯데전부터 이어진 26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김현수의 올 시즌 성적은 102경기 3할7리 12홈런 79타점(2일 현재)이다.
 
주변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을 받는 김현수의 올 시즌이지만 그는 아직도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고 타점 또한 전체 3위에 해당할 정도다. 그러나 아직도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선수인 만큼 야구인들은 그의 더 나은 분발을 기대하고 있다. 1일 경기 전 이순철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김현수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가끔 통짜 스윙을 할 때가 있다. 부드럽게 손목을 쓰는 스윙이 되었으면 하는 데 그저 몸통 힘만으로 우격다짐식 휘두르는 타격이 나와 빗맞거나 땅볼이 속출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 그러자 김현수 또한 "요즘은 방망이가 자주 부러지는 편이에요. 예전에는 1년에 다섯 자루 정도밖에 소모하지 않았는데"라며 웃었다.
 
그리고 김현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3안타를 때려내는 맹타를 보여줬다. 경기 후 김현수에게 이 해설위원과의 대화와 관련해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그동안 하체를 이용한 리드미컬한 타격을 하지 못했어요. 상체만으로 공을 찍어 치려고 하다보니 생각만큼 좋은 타격이 되지 않더군요. 그런데 이제는 하체 리듬이 잡히면서 타구가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예전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꾸준한 3할 타자는 코치가 특별히 타격폼 수정을 지시하지 않는다'라는 일종의 불문율이 있다. 4년 연속 3할을 노리는 김현수의 경우 또한 코칭스태프가 타격폼 변화를 강요했다기보다 선수 본인이 더 나은 성장을 향해 도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고감도 컨택 능력을 잃지 않고 더 많은 타점과 더 위력적인 장타력을 보여주고자 했던 김현수의 1차 계획에는 차질이 생겼으나 그는 이제 다시 2년 전 타격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김현수에게 조금 더 '회귀'와 관련해 질문했다.
 
"그동안은 공을 찍어치려고 의식적인 타격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왼쪽 어깨가 미리 열리는 현상이 나오더라구요". 중장거리 타자가 분산되는 힘을 잡아두지 못하고 제대로 된 타구를 양산하지 못할 때 나오는 현상 중 하나가 '어깨 열림'이다. 김현수는 최근까지 자신의 타격폼을 떠올리며 이 현상을 스스로 지적했다.
 
"더 좋아지려다가 안 좋아진 케이스라고 볼 수 있지요. 지금은 제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순조롭게 내뿜을 수 있도록 부드럽게 타격하고자 노력 중이에요. 확실히 안 좋았을 때보다는 나아지고 있습니다".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을 가장 두려워하는 선수. 아직도 손바닥에 울퉁불퉁 박힌 험상궂은 굳은 살을 노력의 당연한 산물로 생각하는 타자. 김현수는 아직도 전도유망한 젊은 타자다. 어느새 하위권까지 밀려나버린 팀 순위와 팀 안팎 여러가지 악재로 인해 많은 고민에 휩싸였던 김현수지만 그의 야구는 아직도 한참이나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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