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베테랑 외야수 송지만(38)은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소리없는 강자이자 꾸준함의 대명사. 조용히 통산 기록을 쌓아가고 있는 그가 올해 의미있는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개인 통산 1000타점-1000득점이 바로 그것. 한국프로야구 사상 1000타점-1000득점을 넘은 선수는 장종훈(1145타점-1034득점)과 양준혁(1389타점-1299득점)이 유이하다. 송지만이 그들에 이어 사상 3번째 1000타점-1000득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미 1000타점은 달성했다. 지난 7월31일 광주 KIA전에서 선제 스리런 홈런으로 1000타점을 돌파했다. 프로야구 통산 7번째 기록으로 1000타점 달성을 기준으로 할 때 최고령 타자다. 여기에 1000득점에도 하나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 2~4일 대전 한화전 중 기록 달성이 기대됐지만 아쉽게 무산됐다. 특히 3일 경기에서 7회 폴대로 향한 홈런성 타구가 비디오 판독 끝에 파울 처리된 불운도 있었다.
3연전 첫 날 류현진을 만난 것부터 조짐이 안 좋았다.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된 류현진을 경기 전 만나 장난을 치며 반가움을 표시한 그였지만 6회 구원등판한 류현진과 딱 마주쳤다. 첫 타자 코리 알드리지에게 직구 3개를 던져 중전 안타를 맞은 류현진은 송지만을 상대로 투구패턴을 바꿨다. 초구 바깥쪽 직구와 2구 체인지업을 던진 류현진은 3구째 직구로 송지만의 헛스윙을 유도한 뒤 4구째 결정구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던졌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타이밍을 뺏긴 송지만. 결국 힘 없는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던 것일까. 3연전 마지막 날 경기를 앞두고 송지만은 류현진과 한참이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류현진에게 농담으로 "간만에 나왔는데 좀 도와주지 그러냐"라고 쏘아붙였지만, 류현진은 "저도 오랜만에 왔는데 오히려 도와주셔야죠"라고 답했다. 송지만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내가 너를 어떻게 도와주냐"며 껄껄 웃었다.
송지만은 류현진과 같은 팀에 뛴 적은 없지만 인천 동산고 14년 선후배 사이로 절친하다. 게다가 송지만은 1996년 한화에서 데뷔해 2003년까지 8년간 활약한 황금 독수리 출신. 그는 "현진이가 다음에는 어떤 공을 주는지 뚫어지게 쳐다볼 것"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어 "예전에는 선배들이 후배들을 쳐다보며 눈빛으로 부담을 주는 일이 많았다. 나도 선배들한테 많이 당했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그런 위치가 됐다"며 세월무상을 느끼는 모습.
올해로 만 38세가 된 송지만은 그러나 여전히 중심타자로서 경쟁력을 갖췄다. 올해 80경기에서 219타수 60안타 타율 2할7푼4리 7홈런 35타점 31득점 5도루를 기록 중이다. 특히 득점권에서 54타수 20안타 타율 3할7푼으로 매우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프로 16년차 베테랑답게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미가 풍부하다. 여전히 찬스에서 타점을 많이 올리고, 자주 출루해서 득점을 올린다. 과거 호타준족의 면모를 잃지 않고 있는 것이다.
송지만은 "기록을 떠나 젊은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여전히 송지만은 송지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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