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 진짜 중요하다".
한화는 올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지난 2008년부터 4년 연속으로 가을잔치 초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최하위에 머물렀던 암울함만큼은 깨끗하게 씻어냈다. 5월 중순 이후 탈꼴찌에 성공하며 7위를 넘어 6위 그리고 5위까지 바라보고 있다. 그 중심에 필승 계투조로 투혼을 발휘하고 있는 '최고참' 박정진(35)이 자리하고 있다.
박정진은 올해 팀 내에서 가장 많은 59경기에 등판, 79이닝을 소화하며 7승4패6세이브14홀드 평균자책점 2.62를 기록 중이다. 특히 후반기 20경기에 나와 4승1패1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0.89로 마무리 데니 바티스타와 환상의 필승계투조로 활약하고 있다. 성적만 놓고 보면 지난해 기록한 56경기 2승4패10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3.06을 능가할 정도로 좋은 활약.

박정진은 "올해도 좋은 활약을 이어가 다행이다. 무엇보다 몸이 아프지 않은 게 좋다"며 "바티스타가 뒤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엄청나다. 바티스타가 있기 때문에 후반기 활약이 가능했다"고 2011년을 담담하게 돌아봤다. 이어 그는 "지금 우리가 하위권이지만 5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꼭 5위를 할 수 있도록 시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것은 곧 내년 시즌 힘찬 출발을 의미한다. 박정진도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우리팀으로서는 올해도 올해지만 내년이 더 중요한 해다. 팀이 상위권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기는 시기이기 때문에 몸 관리를 잘해서 내년에도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주로 경기 후반 승패가 걸린 경기에서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만큼 책임감을 갖고 있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나이가 어느 정도 있어서 그런지 체력안배가 쉽지 않다. 젊은 선수들보다 많은 걸 자제하게 된다"며 웃어보였다.
물론 박정진 본인만 생각하는 게 아니다. 투수조장으로서 어린 후배들에게 성숙한 마음가짐을 주문했다. 박정진은 후배들에게 "우리가 절대 다른팀 투수들에게 꿀릴게 없다. 경기에 임할수록 성숙한 마음가짐을 먹고 두려움없이 임하라"고 강조했다. 후배들도 그를 믿고 따랐고, 올해 한화의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로 투수진 리빌딩이 첫 손가락에 꼽히고 있다.
올해 한화는 4월 23경기에서 6승16패1무로 극악의 출발을 보였다. 박정진도 한화의 4월 성적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올해 우리팀의 4월 성적이 굉장히 좋지 못했다. 내년에는 초반부터 강하게 나가야한다고 생각한다. 나부터 그렇게 마음먹고 준비하겠다"고 전의를 드러냈다. 이유는 오로지 하나. 가을잔치에 던지고 싶은 간절함 때문이다.
그는 "평소 마운드에서 모험과 스릴을 즐긴다. 타이트한 상황에서 타자를 요리할 때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박정진에게 포스트시즌은 모험과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무대일지 모른다. 박정진의 처음이자 마지막 포스트시즌은 2001년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4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막은 게 가을잔치 기억의 전부다. 그는 "포스트시즌에서 중요한 순간 제대로 한 번 막아보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그게 내년이 되면 정말 좋겠다".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부는 요즘. 박정진은 2012년의 가을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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