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어느 팀은 잊고 싶고, 어느 팀은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결론은 시작도 끝도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한화는 지금도 4월만 생각하면 악몽을 꾸는 듯하다. 4월 한 달간 23경기에서 6승16패1무 승률 2할7푼3리. 그야말로 쪽박을 찼다. 당연히 8위. 4월의 한화는 꿈도 희망도 없었다.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는 승률이 더 걱정이었다. 한화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리그 흥행에 큰 악재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동정과 우려가 뒤섞여 있었다.
그런데 5월 이후 대반전이 일어났다. 젊은 투수들이 성장하더니 승부처에서 선수들이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여기에 한대화 감독의 야왕 신드롬과 카림 가르시아 효과로 팀 전체가 드라마같은 승부를 연출하며 화제를 모았다. 5월 이후부터 어느 팀도 한화를 만만하게 보지 않았다. 페넌트레이스 1위팀 삼성이 유일하게 상대전적에서 9승10패로 밀린 팀이 한화였다.

4월 성적만 빼면 한화는 53승53패1무로 정확히 5할의 승률을 기록했다. 5월 이후 성적만 놓고 보면 전체 5위. 이 기간 4위 SK에도 불과 0.5경기차다. 6월 이후로 범위를 바꾸면 40승40패3무로 아예 SK를 밀어내고 이 기간 전체 4위가 된다. 4강권에 근접한 성적을 낸 것이다. 결국 시즌 전체 순위에서도 8-7-6위를 거쳐 단독 5위까지 치고올라갔다. 그러나 4월 승차 '-10'의 벽을 극복하지 못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은 좌절됐다. 4월이 너무 뼈아프다.
반면 LG는 타임머신이 존재한다면 4월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다. 4월 한 달간 13승10패로 삼성과 공동 3위에 오르며 상큼하게 스타트를 끊은 LG는 5월에도 15승10패로 바짝 상승세를 탔다. 5월을 마쳤을 때 성적은 28승20패로 1위 SK(28승16패)에 2경기 뒤진 전체 2위였다. 6월에는 아예 가장 먼저 30승 고지를 밟았다.
지난 29년간 프로야구에서 30승 선착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100%였다. 그 중 1990년 빙그레, 2001년 현대, 2006년 현대를 제외한 나머지 27개팀이 모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니 LG가 9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나가리라고 기대하는 건 무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6월부터 LG는 거짓말처럼 내려앉기 시작했다. 6월 이후 성적만 추리면 30승50패1무 승률 3할7푼5리로 이 기간 전체 최하위 성적이다.
시즌 초반에만 하더라도 순위표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었던 한화와 LG는 이제 5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관계에 놓여있다. 한화는 시즌 첫 5위에 올랐고, LG는 시즌 처음으로 6위까지 내려갔다. 극명한 희비쌍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결국 결과는 4강 탈락으로 같다. 133경기 장기레이스에서는 시작도 중요하고, 끝도 중요하다는 사실이 새삼 증명되고 있는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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