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팀 가면 10승은 할 투수다".
김시진(53)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팀내 외국인 투수 브랜든 나이트(36)에 대해 위와 같이 정의했다.
나이트는 올 시즌 30경기에 나와 7승15패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했다. 시즌 15패는 전체 최다패이기도 하다. 외국인 투수에게 거는 기대에 비해서는 부진한 성적이다.

그러나 나이트의 기록으로 말할 수 없는 성적은 그 이상이다. 나이트는 지난 2일 목동 한화전까지 올 시즌 30번의 등판에서 14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지만 그중 8번이나 승을 날렸다. 7이닝 1실점 하고 패한 적(4월 2일 문학 SK전)도 있고 8⅓이닝 3실점 했지만 팀이 역전패 당하며 승리가 무산된 적도 있다. 나이트는 올 시즌 가장 불운한 투수 중 한 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2일 한화전에서도 나이트는 5회를 제외하고는 매 이닝 선두주자를 출루시키며 불안불안한 피칭을 이어갔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6⅔이닝을 6피안타 5탈삼진 4사사구 1사구 3실점으로 막고 올 시즌 14번째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다. 그러나 팀의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와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나이트의 재계약에 대해 김시진 감독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확실하게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훌륭한 투수다. 다른 팀 가면 10승은 할 투수"라며 선수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넥센 관계자도 "나이트는 올 시즌 젊은 투수들이 들쭉날쭉하고 김성태, 금민철 등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선발 로테이션이 불안정했던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5일 로테이션을 빠짐없이 지켜준 고마운 선수"라고 말했다.
나이트는 올 시즌 172⅓이닝을 소화했다. KIA의 윤석민과 함께 전체 최다 이닝 공동 5위에 올라있는 기록이다. 특히 팀이 2일 현재까지 131경기를 치른 넥센에는 나이트 외에 규정이닝(팀 소화 경기수Ⅹ1)을 채운 투수가 한 명도 없다.
팀내에서 나이트 다음으로 소화 이닝이 많은 투수는 문성현(125이닝), 심수창(109⅔이닝)으로 크게 차이가 난다. 나이트는 5일 로테이션을 꼬박꼬박 지키며 삼성에 있었던 2009년(11경기 60⅔이닝), 2010년(21경기 80⅓이닝)에 비해서도 두 배 이상 많이 던졌다.
나이트는 성적 외에 성격 면에서도 팀의 칭찬을 받고 있다. 이 관계자는 "9월 말로 나이트 가족들의 방문 비자 기간이 완료돼 돌아가야 했다"며 "나이트에게 어차피 시즌 막판이니 가족들과 같이 가도 된다고 이야기했지만 나이트가 시즌 끝까지 로테이션을 지키겠다고 스스로 남았다"고 이야기했다. 나이트의 성실성과 책임감을 지켜볼 수 있는 장면이다.
관계자는 "나이트는 선수들과 대화할 때는 간단한 영어로 알아들을 수 있게 최대한 천천히 이야기하다가 영어를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 와야 마음놓고 이야기하는 등 선수들을 배려할 줄 안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마지막 등판까지 제 역할을 해주며 넥센에서의 첫 시즌을 마감한 '효자 용병' 나이트. 올 시즌 첫 최하위를 기록한 넥센에서도 숫자 이상의 활약을 해준 믿음직한 1선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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