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기태 감독, 신인 사령탑 돌풍 이어갈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0.07 18: 30

LG의 선택은 초보 감독이었다. LG는 박종훈 전 감독의 자진 사퇴로 공석이 된 차기 사령탑으로 김기태(42) 수석코치로 7일 낙점했다. 김기태 신인감독은 LG 제16대 사령탑으로 10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하마평에 올랐던 전직 감독들을 뒤로하고 사령탑 경험이 없는 김 신임감독을 택한 것부터 시선을 끈다. LG가 김 신임감독을 선임하게 된 배경에는 삼성과 롯데의 호성적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삼성과 롯데는 '초보 사령탑' 류중일 감독과 양승호 감독 체제에서 페넌트레이스 1~2위 돌풍을 일으켰다. LG 백순길 단장은 "초보 안 거친 감독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며 "삼성 류중일 감독과 롯데 양승호 감독도 초보이지만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시즌 초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잘해냈다. 우리도 이런 부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페넌트레이스 1~2위를 차지한 삼성과 롯데는 올해 초보 사령탑으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삼성은 선수와 코치로 삼성에서만 무려 24년을 보낸 '삼성맨' 류중일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승격시켰고, 롯데는 2006년 LG에서 4개월간 감독 대행을 맡은 게 프로 사령탑 경력의 전부인 양승호 고려대 감독을 영입했다. 전년도 한국시리즈 준우승팀과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팀을 물려받은 부담감 속에서도 류 감독과 양 감독은 전임 감독들이 잘 다져놓은 토대에 자신만의 색깔을 가미해 팀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류 감독 체제에서 삼성은 선발과 타선의 힘이 더 강해졌고, 양 감독 체제에서 롯데는 공수가 조금 더 견고해지고 뒷문이 좋아졌다. LG 김기태 신임감독은 류중일 감독처럼 오랜 기간은 아니지만 2년간 2군 감독과 수석코치로 활약해 LG 팀 사정과 선수단 파악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김 신임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강력한 카리스마로 유명했지만 선수단과 소통할 수 있는 부드러움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김 신임감독은 류중일 감독이나 양승호 감독과 조금 다른 상황에 놓여있다. 삼성과 롯데는 한국시리즈 준우승과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팀으로 기본적인 전력이 안정돼 있었다. 반면 LG는 9년 연속 가을잔치 초대를 받지 못했고, 아직 전력이 불완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적을 필요로 하는 건 마찬가지 상황이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류중일·양승호 감독에 비해 김 신임감독의 지도자 경력이 부족하다는 건 약점으로 지적된다. 야구는 유행처럼 돌고 돈다. 류중일 감독과 양승호 감독의 초보 사령탑 돌풍은 감독 시장에서도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었다. 올해로 무려 9년째 가을잔치에 나가지 못한 LG. 과연 김기태 신인감독 체제에서 초보 사령탑 돌풍 트렌드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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