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발야구를 제대로 견제했다. 롯데 우완 에이스 송승준(31)이 날카로운 견제로 SK 발야구를 봉쇄했다. 송승준은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등판, 6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포스트시즌 개인 5번째 선발등판에서 퀄리티 스타트로 첫 선발승을 따낸 것이다. 투구내용 만큼이나 돋보인 게 바로 날카로운 견제였다. SK의 발야구를 원천봉쇄하는 견제구로 위력을 떨친 것이다. 1회 1사 후 박재상을 볼넷으로 내보낸 송승준은 최정 타석에서 초구를 던지기 전부터 연속해서 1루로 견제구를 뿌렸다. 페넌트레이스에서 한 번도 견제사를 당하지 않은 박재상마저 흠칫 놀라며 1루로 귀루할 정도로 날카로웠다. 3회에도 2사 후 좌전 안타로 출루한 정근우를 날카롭게 1루로 견제구를 던지며 묶어뒀다. 결국 박재상 타석 3구째 정근우가 2루를 노렸다. 그 순간 송승준은 재빠른 퀵모션으로 강민호의 바깥쪽 미트를 향해 공을 던졌고, 강민호도 정확한 2루 송구로 정근우를 도루 아웃시켰다. 백미는 6회였다. 2사 후 송승준은 박재상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이어 3번 최정 타석. 송승준은 초구를 던지기 전 1루로 빠르고, 정확하게 견제구를 던졌다. 총알 같은 견제구는 이대호의 1루 미트 속으로 빨려 들어가 황급히 귀루하는 박재상에게 자동 태그됐다. 송승준은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고, 박재상은 헬멧은 벗어던지며 아쉬워했다. 송승준은 올해 견제사가 3개로 레다메스 리즈(LG), 마정길(넥센), 정인욱(삼성)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많은 투수였다. 퀵모션이 1.2초대로 빨라 도루 허용(7개)보다 저지(8개)가 더 많은 케이스. 2008년에만 해도 도루 허용(24개)이 저지(9개)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이듬해부터 퀵모션이 몰라보게 빨라졌다. 그리고 이날 결정적인 순간 총알 같은 견제로 SK의 흐름을 끊었다. 롯데는 송승준이 6회초를 견제사로 끝낸 후 맞이한 6회말 공격에서 전준우의 투런 홈런과 강민호의 적시 2루타로 3득점을 선취하며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송승준의 견제사로 살아난 분위기가 동료 타자들에게도 전염된 순간이었다. 롯데가 그토록 바라던 가을 에이스의 모습이었다. waw@osen.co.kr 부산=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