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KIA 타이거즈 불펜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인가. 18일 KIA 타이거즈 조범현(51) 감독이 전격적으로 자진 사퇴했다. 후임 감독으로는 선동렬(48) 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확정적이다. 조 전 감독은 2007년 10월 KIA의 지휘봉을 잡아 2009년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V10'의 위업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우승 직후인 지난해 시즌 중 16연패의 수모를 당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또한 올 시즌은 전반기를 1위로 마감했으나 후반기 성적이 급락하며 4위로 시즌을 마쳤다. 결국 조 전 감독은 SK 와이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무기력하게 패배한 책임을 지고 KIA 유니폼을 벗게 됐다. 무엇보다 조 전 감독 재임 시절 KIA는 고질적인 불펜 불안을 노출했다. 뒷문 불안으로 다 잡은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했다. 또한 이제까지 KIA 불펜진을 지켰던 손영민, 유동훈, 곽정철, 한기주, 심동섭 가운데 유동훈은 노쇠화를 보이고 있고 곽정철은 군 입대, 한기주는 다음 시즌 선발 전환을 앞두고 있다. 결국 내년 시즌 믿을 만한 불펜 자원은 손영민과 심동섭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임 선 감독의 선임은 KIA에 삼성에서 보여줬던 '지키는 야구'를 이식해 달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선 감독은 2005년 삼성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철벽 불펜진을 구축하며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무엇보다 불펜으로 가능성 있는 선수를 발굴해 즉시 전력감으로 육성하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 감독은 2005년 신인 오승환을 발굴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키워내는 데 성공했다. 또한 선발 자원이던 사이드암 권오준을 과감하게 중간 계투로 전환시킨데 이어 파이어볼러 좌완 권혁의 컨트롤을 안정시켜 이른바 '쌍권총' 콤비를 만들어냈다. 거기에 우완 정현욱과 안지만까지 불펜진에 보태 삼성의 뒷문은 양적·질적으로 리그 최강의 위용을 갖췄다. 조 전 감독은 긴 안목을 바탕으로 선발진 육성에는 성공했지만 불펜 불안에 결국 발목이 잡히며 퇴진하게 됐다. 고향에 돌아온 선 감독이 과연 KIA의 나머지 퍼즐조각이 될 수 있을까. 다음 시즌 KIA의 행보가 벌써부터 주목된다. cleanupp@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