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쌈디(슈프림팀)가 뮤지션 본색을 뽐내며 가요계로 돌아왔다. 꽃미남 외모에서 강렬한 랩퍼까지, '반전 매력'으로 팬들을 사로잡은 쌈디는 '힙합계의 악당'을 꿈꾸며 자신의 취향을 고스란히 담은 첫 솔로 앨범을 세상에 꺼내놓았다.
쌈디는 예능을 통해 가장 큰 인기를 얻은 뮤지션 중 한 명이다. 예쁜 외모와 달리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솔직하고 재치있는 말을 내뱉는 쌈디는 TV가 주목하는 예능 기대주이기도 했다.
예능을 보는 그의 시각은 긍정적이다. 그에게 뮤지션의 예능의 필요성에 대해 물자 "예전처럼 힙합가수들이 예능하면 자존심 상하고 이런 것들이 아직 있기도 한데, 예능을 하면 노래를 1000명이 알 것을 몇 10만명이 알아주는 거다. 뮤지션들에게 예능은 긍정적이다. 누가 고민하면 하라고 적극 추천한다"라고 말했다.

쌈디 역시 스스로 자신의 활동으로 슈프림팀의 대중적인 인지도 올렸다고 생각한다. 팀에서 '대중적인 지원을 했다'라고 표현했다.
"저도 예능을 하면서 힘들었던 것이 있었죠. 그런 힘든 것들에 대한 보상을 이번 앨범으로 다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언더에 있다 메이저로 갔던 뮤지션들의 음악이 다 변했고 확 가는 경우가 많았죠. 저한테도 사실 그런 기대(?))를 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망해라' 이런 기대를 뒤집어 엎었죠 하하. 언더-메이저-언더로 돌아왔습니다. 잘 되고 나서 원래 좋아하던 취향, 잘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에서 힙합의 대중화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을 위해서는 모든 예능을 접고 작업에만 매달렸다. 사실 쌈디는 데뷔하기 전부터 언더그라운드에서 그 재능을 주목받는 래퍼 뮤지션이었고, 이번 솔로 앨범 역시 초심으로 돌아가 '사이먼 디(Simon D)'라는 뮤지션으로서의 이름에 집중했다. 그래서 이번 앨범 재킷 커버에는 그의 이름 '사이먼 디'가 당당히 크게 박혀져 있다.
솔로음반과 함께 돌아온 쌈디의 더욱 날렵해진 외모도 눈길을 끈다. 쌈디에 따르면 8kg을 뺐다. 타이틀곡 '짠해'와는 달리 실제로는 앨범 나오기 한 달 여 저누터 술도 안 먹고 꾸준히 걷고 하루에 한끼를 먹으며 팬들을 만날 준비를 했다.
앨범 역시 쌈디의 열정으로 역시 꽉 채웠다. 쌈디는 이번 앨범에 대해 그간의 보상이자 자신의 음악성을 솔직하게 담은 앨범이라고 말했다. 가사를 쓰는 과정에서 여가부의 심의가 우려돼 슬럼프도 겪었다. 하지만 그 만큼 만족감도 큰 결과물이다. 만족감 만큼 쌈디의 색깔이 잘 나타났다. 타이틀곡 '짠해'는 힙합과 재즈의 느낌이 묘하게 섞인 그루브한 사운드가 매력적인 곡이다. 중독적인 멜로디 라인 또한 여운을 남긴다. 쌈디 특유의 래핑은 여기에 신나는 비트감을 더한다.
"계산을 해서 만든 앨범이 아니에요. '이러면 음원이 먹히겠다' 이런 의도 같은 건 전혀 없이 만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노래를 만들 때 계산을 때린 순간부터 힘들어지거든요. 또 여성부의 심의 때문에 가사를 쓰는 과정에서 슬럼프도 겪었죠. 하지만 그런 슬럼프도 즐겼습니다. 제가 꽤 긍정적이거든요. '랩퍼에게는 창작의 고통이 있어줘야지'라고 생각했죠. 이런 가요가 나왔다는 자체가 기분 좋습니다. 스스로 가요계의 흐름을 그대로 안 따라한 것 같아서도 기분 좋아요."
현재 폐에 무리가 생겨 휴식중인 이센스 없이 혼자 무대를 서는 것에 대한 걱정도 컸다. 쌈디는 이번 신곡 무대를 위해 처음으로 '아이돌처럼 미친듯이 연습했다'라고 말했다. 그 만큼 부담감도 있었던 것이 사실. "(이)센스 있는 무대가 그립긴 하죠. 센스는 편하고 재미있게 해주고 든든한 짝이니까요."
이번 솔로 앨범에는 친한 동료 뮤지션인 '랍티미스트'를 비롯해 쌈디의 소속사 선배 가수인 다이나믹듀오, 검정치마의 조휴일, 래퍼 비프리, 리듬파워의 지구인, R&B 보컬리스트 정기고 등 인디신의 실력 있는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번 동료 뮤지션들과의 작업에 대해서는 "서로 도와주는 것을 당연하다는 듯 여기는 풍토가 사실 있다. 이쪽에서는 '기브 앤 테이크', 즉 페이 시스템이 잘 없다. 그런 흐름의 피해자가 되면 안 되고, 이제는 서로 리스펙트해야 한다고 생각해 신인 친구들과 작업하면서 많이는 아니더라도 (돈을) 다 챙겨줬다. 인디 뮤지션들이 받을 것은 받았으면 좋겠다. 랩도 하면서 먹고 살아야 하니"라며 힙합 뮤지션으로서의 진중한 생각도 들려줬다.
이번 앨범은 개성 넘치는 재킷에서부터 시선을 확 잡아당긴다. 한 마디로 힙합계의 악당을 꿈꾸는 쌈디다. 재킷 커버 역시 쌈디 스스로 도시의 영웅 이센스를 위협하는 악당으로 분했다.
"예전부터 영웅물이나 디씨 코믹스, 마블스 그런 류를 워낙 좋아했어요. 오글거리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영웅을 처치하는 악당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더군요. 그래서 그런 아이디어를 이번 커버를 담당한 디자인하는 친구한테 줬어요. '다크나이트'의 조커 캐릭터를 좋아합니다. 영화에서 맨 끝에 누가 이겼는지 애매하게 끝나잖아요. 조커는 알리고 죽지 않았나 생각하는 데 그런게 멋있어요. 악당을 재조명하고 싶었다고나 할까요."
'척하는' 사람들을, 영웅 이미지로 포장된 사람들한테 거부감이 있냐는 질문에 썸디는 "영웅은 항상 멋있어야 하고 항상 착해야 하고 배려심도 많아야 되고 천사 같고 스스로는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자기 이미지 챙기기 바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가식 덩어리들을 끌어 내리고 싶었죠. 악당이 돼서 1등을 끌어 내고 싶은 욕구를 표현했다고 할 수 있어요. 재킷 속에서는 이센스가 한국 최고의 랩퍼입니다다. 전 넘버원을 깐 거고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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