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국 시리즈의 화두는 '믿음'이다.
류중일(48) 삼성 감독과 이만수(53) SK 감독대행은 이번 한국 시리즈에서 둘다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앞세워 경기 운용을 해왔다.
두 감독은 26일 2차전에서도 각자의 믿음에 따라 대타 작전을 세웠다. 류 감독은 1차전부터 5번에 기용할 정도로 신뢰를 보인 강봉규(33)를 4회 조영훈의 대타로 내세웠다. 이 감독대행 또한 "찬스에서 가장 믿을 만 하다"고 칭찬해온 최동수(40)와 주장 이호준(35)을 각각 4회와 8회 기용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먼저 류 감독은 웃었다. 4회 2사에서 박석민이 볼넷으로 걸어나가자 류 감독은 전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조영훈을 한 타석 만에 빼고 강봉규를 세웠다. 강봉규는 초구에 좌전안타를 때려냈다.
강봉규는 6회에도 1사 1루에서 다시 초구를 공략해 우전안타를 터뜨렸다. 이어진 2사 2,3루 찬스에서 배영섭의 2타점 중전 적시타가 터져 강봉규는 전날 1차전에 이어 득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반면 SK는 대타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4회 2사 2루에서 첫 대타 카드가 나왔다. 임훈 대신 대타 최동수가 들어갔다. 그러나 2구째 만에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최동수는 8회 2사 1,2루에서 드디어 중전안타를 터뜨렸으나 2루주자 최정이 3루를 돌아 홈으로 쇄도하다 아웃되면서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이 감독대행은 9회 마지막으로 대타를 한 번 더 기용했다. 9회 선두타자로 정상호 대신 이호준이 타석에 들어섰다. 그러나 1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이호준은 이번에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이 감독대행의 믿음에 부응하지 못했다.
강봉규는 이날에만 3타수 2안타로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전날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것과는 달랐다. 이번 한국 시리즈 1,2차전 성적은 5타수 2안타 타율 4할. 팀내에서 배영섭과 함께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류 감독의 탁월한 대타 기용이 돋보였다. 반면 이 감독대행은 비록 최동수가 안타를 쳐내기는 했지만 결국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대타 작전에 실패하고 말았다.
사실 선발 멤버를 빼고 대타를 넣는다는 것은 위험한 작전이다. 준비하고 나온다고 해도 타석에 적응하지 못한 대타가 적시에 안타를 때려내기는 힘들다. 그러나 대타 카드는 감독이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감독대행의 최동수, 이호준 카드 고집이 아쉬웠다. 특히 이호준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부진했음에도 감독의 믿음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감독대행의 믿음이 언제쯤 빛을 발할 것인가. 이제 삼성은 2승 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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