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재미있는 야구 신조어 중 하나가 '좌우놀이'였다.
좌우놀이란 프로야구 감독들이 상대 투수가 좌완이냐 우완이냐에 따라 좌우타자를 골라 기용하는 것을 보고 누리꾼들이 이름붙인 것이다.
물론 확률 상 좌투수에게는 우타자를, 우투수에게는 좌타자를 맞붙이는 것이 좋은 성적을 낸다고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 '놀이'라는 어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감독의 타자 기용 미스를 비판할 때 많이 쓰인다.

올 시즌 한국 시리즈에서 SK 와이번스를 상대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에서도 좌우놀이가 적용되는 타순이 있다. 바로 3번타자다. 류중일(48) 삼성 감독은 지난 25일 1차전에는 상대 선발인 좌완 고효준(28)에 맞춰 우타자 박석민(26)을 3번에 기용했다. 다음날 2차전에는 우완 윤희상(26)에 대비해 좌타자 채태인(29)의 이름을 3번에 올렸다.
류 감독은 2차전 경기 후 3차전 라인업에 대한 질문에 "다른 타순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좌투수에 박석민, 우투수에 채태인 3번타자는 우리 팀 공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1,2차전에서는 둘다 확실한 제몫을 해주지 못했다. 박석민은 1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 1사구, 총 6타수 1안타 1볼넷 1사구 타율 1할6푼7리에 그쳤고 채태인은 2차전에서 4타수 1안타, 총 7타수 1안타 1사구 타율 1할4푼3리로 더 심각한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채태인은 팀 타자 중 가장 많은 4개의 삼진을 당했다. 그나마 박석민이 출루율 면에서 3할7푼5리로 채태인(.250)에 비해 더 나은 역할을 해냈다.
4번타자의 타점 기회를 만들어줘야 하는 3번타자들이 공격을 하지 못하니 붙박이 4번타자 최형우는 현재까지 타점이 1점도 없다. 오히려 최형우는 두 경기에서 모두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출루해 후속타자의 적시타 때 홈을 밟으면서 두 번 다 결승 득점을 올렸다.
재미있는 것은 박석민은 우타자임에도 올 시즌 중 좌타자(.274)보다 우타자(.294)를 상대로 더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채태인은 좌타자답게 좌투수(.200)보다 우투수(.238)에게서 더 많은 안타를 뽑아냈다. 좌우놀이가 꼭 들어맞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는 예다.
SK의 3차전 선발은 우완 송은범(27)이 예고됐다. 류 감독의 공식대로라면 채태인이 3번타자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치열한 단기전에서는 현재 페이스가 더 중요하다. 타율과 출루율이 비교적 나은 박석민이냐, 우투수 맞춤형 채태인이냐. 류 감독의 '좌우놀이' 결과에 삼성 공격력 회복의 키가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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