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경기일수록 실수를 안해야 한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주전 유격수 김상수(21)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도 크다. 현역 시절 명유격수로 한 시대를 풍미한 류 감독에게 김상수는 경북고 27년 후배. 코치 시절 경북고 유격수였던 김상수에게 자신의 이름을 새긴 글러브를 선물한 것은 잘 알려진 일화다. 류 감독은 언제나 김상수에게 힘을 실어줬고, 김상수도 그런 류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고자 배로 노력했다.
그러나 지난 29일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의 실책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날 김상수는 4-1로 리드하고 있던 무사 1루에서 김강민의 2루 땅볼 때 베이스 커버하며 받은 공을 글러브에서 한 번에 빼내지 못하며 병살 플레이를 연결시키지 못했다.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조금은 아쉬운 플레이였다.

이어 정상호 타석에서 곧장 실책을 범했다. 2루 베이스 쪽으로 향한 땅볼 타구를 빠르게 달려들었으나 글러브로 제대로 캐치하지 못하며 공을 흘렸다. 볼을 더듬는 사이 1루 주자 김강민과 타자 주자 정상호가 모두 살았다. 병살타로 이닝을 마감할 수 있는 상황이 졸지에 1사 1·2루 득점권 위기로 돌변한 것이다.
결국 선발 윤성환이 주자 2명을 남겨둔 채 아쉽게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다행히 구원등판한 정인욱이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한숨 돌렸지만 자칫 경기 흐름을 내줄 수도 있는 상황. 선발 윤성환이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짓지 못한 것도 아쉬움이었다.
경기 후 류중일 감독은 "더블플레이 상황에서 공을 더듬었고, 그 다음에 자기 앞으로 오는 공을 급하게 잡으려다 고개가 먼저 돌아갔다"며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큰 경기일수록 그런 실수는 안 했으면 좋겠고 또 안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김상수는 롯데 3루수 황재균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많은 22개의 실책을 범했다. 그래도 류 감독은 "유격수 수비는 김상수가 최고"라며 그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하지만 큰 경기일수록 작은 부분에서 의외로 승부가 갈릴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잊지 않았다.
물론 류 감독은 "그래도 실점으로 안 이어져 다행"이라며 혹여라도 의기소침할 김상수를 격려했다. 류 감독은 올해 "실책을 하더라도 실점으로만 연결되지 않으면 괜찮다"며 김상수의 실책을 감싸안았었다. 비록 4차전에서 실책을 범했지만 김상수는 공격에서 3루타 포함 3타수 2안타 1볼넷 1도루로 펄펄 날았다. 수비에서의 아쉬움을 털어내는 활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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