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경쟁, 최형우가 저평가 받을 이유 없다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1.11.04 07: 12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일 2011 정규시즌 MVP 후보를 발표했다. 4명이다. 최형우·오승환(이상 삼성), 이대호(롯데), 윤석민(KIA)이다. 투수 2명, 타자 2명이다.
그런데 MVP 후보 중 무게중심은 윤석민과 오승환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윤석민은 투수 4관왕. 오승환은 마무리투수로서 한국시리즈 MVP 후광을 얻었다. 윤석민은 다승(17승), 평균자책점(2.45), 탈삼진(178개), 승률(0.773)에서 1위를 차지, 1991년 선동열(현 KIA 감독) 이후 20년 만에 투수 4관왕을 달성했다. 오승환은 올해 54경기에 등판해 1승47세이브, 평균자책점 0.63의 특급 피칭을 보였다. 오승환은 한국시리즈에서도 3세이브, 평균자책점 0으로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반면 최형우와 이대호는 조명을 덜 받는 형국이다. 이대호는 타격(0.357), 최다안타(176개), 출루율(0.433) 3개 부문에서 1위에 올랐고 홈런(27개), 타점(113개), 장타율(0.578)은 나란히 2위에 올랐다. 올해 성적도 대단하지만 지난해 자신이 이룩한 7관왕의 위력에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불리함이 있다.

그러나 최형우는 조금 다르다. 공격력을 나타내는 중요한 2개 부문인 홈런(30개)-타점왕(118개)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장타율(0.617) 1위까지 3관왕이다. 타율은 3할4푼으로 2위, 출루율 3위, 득점 4위까지 도루를 제외한 타격 대부분 상위권에 올라있다. 삼성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짓던 8~9월에는 10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특히 8개 구단 타자 중 가장 많은 18개의 결승타를 때려내며 찬스에 강한 '해결사'로 입지를 굳혔다. 올 시즌 삼성이 막강한 투수력에 비해 공격력이 다소 아쉬웠는데 최형우가 있어서 그나마 거포 갈증을 해소했다.
  2009년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던 김상현(KIA)과 비교해도 최형우는 MVP의 강력한 후보 자격이 있다. 2009년 김상현은 홈런-타점왕에 등극하면서 KIA의 정규시즌 1위를 이끌었고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기여했다. 최형우 역시 올해 삼성을 정규 시즌 1위로 이끌고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4번타자로서 제몫을 해냈다. 2009년 김상현은 신데렐라 신드롬의 주인공이었다. 프로 데뷔 후 KIA에서 LG로 트레이드됐고, 다시 KIA로 트레이드되는 굴곡을 겪었다. 거포 잠재력을 지녔지만 포텐셜을 터뜨리지 못한 채 공갈포 이미지였다. 그런 그가 홈런-타점왕에 등극하면서 휴먼스토리의 주인공이 됐다.
최형우 역시 비슷하다. 삼성에 포수로 입단했지만 제대로 기회도 잡지 못했고, 타격에도 이렇다할 재능을 보여주지 못해 방출당하는 설움을 당했다. 2006년 경찰청에 입대해 외야수로 전향, 2년간 2군리그 무대에 출장하며 타격에 눈을 떴다. 2007년 2군리그에서 홈런-타점-타격 등을 휩쓸면서 삼성에 재입단 기회를 잡았다. 2008년 늦깎이 신인왕으로 주목을 받았던 최형우는 3년이 지난 올해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장타력이 뛰어난 타자로 성장했다.
메이저리그와 비교하면 국내 프로야구 MVP는 투수의 수상이 잦았다. 2006년 타자 트리플 크라운(이대호)과 투수 트리플 크라운(류현진)이 맞붙어, 투수가 MVP를 차지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투수들이 MVP를 휩쓸다 2009년 김상현, 2010년 이대호가 타자 자존심을 세웠다. 
메이저리그의 MVP는 주로 타자에게 주어진다. 투수만을 위한 사이영상이 별도로 있기도 하지만 매 경기 출장하는 타자와 182경기 중 30경기 정도 뛰는 선발(마무리는 60-70경기) 투수를 놓고 팀내 기여도를 따져보면, 매경기 뛰는 타자의 기여도를 높게 쳐주는 풍토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투수가 메이저리그에서 MVP를 차지한 사례는 1992년이다. 당시 아메리칸리그(AL) MVP에 오른 선수는 마무리 투수 데니스 에커슬리(오클랜드)다. 당시 에커슬리는 7승1패 평균자책점 1.91와 함께 51세이브를 거뒀다. 1990년 보비 티그펜(57세이브) 이후 두 번째 50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에커슬리의 위력이 뛰어났다. 그런데 1992년 AL은 타자들의 뚜렷한 후보가 없은 탓도 있다. 타격 주요 3개 부문 타이틀 홀더가 제각각으로 표가 분산됐다. 당시 AL 타격은 에드가 마르티네스(시애틀)가 0.343으로 1위, 홈런은 후안 곤잘레스(텍사스)가 43개로 1위, 타점은 세실 필더(디트로이트)가 124개로 1위를 차지했다.
에커슬리는 1위표 15개 등 306포인트로 2위 커피 퍼켓(1위표 3개, 209포인트)과 3위 조 카터(1위표 4개, 201포인트)를 제치고 MVP로 뽑혔다. 퍼켓(미네소타)은 210안타로 최다안타 1위, 타율 0.329, 19홈런, 110타점을 기록했다. 카터(토론토)는 34홈런 119타점을 기록했지만 타율이 0.264로 낮았다.
팀동료이자 선배인 오승환이 "약속을 지키겠다. 48세이브 신기록을 수립하지 못하면 최형우에게 MVP를 양보하겠다고 했다. 신기록을 못세웠으니 약속대로 MVP 후보에서 사퇴하겠다"며 최형우에게 양보할 뜻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최형우가 7일 MVP 투표에서 최종 승리자가 될지 궁금하다. 
/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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