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25, KIA 타이거즈)이 메이저리그 최고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으며 포스팅시스템(비공개 입찰)을 통해 오랜 꿈이었던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윤석민은 시즌을 마친 지난 10월 말 구단 측에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정식으로 요청했다.지난 2005년 데뷔 이후 7시즌 연한을 모두 채워 해외진출 자격이 주어졌고 구단의 허가를 구한 것이다.
만약 윤석민이 포스팅시스템에 참여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경우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첫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된다.

'코리안특급' 박찬호는 지난 1994년 프로를 거치지 않고 한양대 시절 LA 다저스와 계약을 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통산 124승을 거뒀다. 이후 김병현, 서재응, 김선우 등도 한국프로야구를 거치지 않고 대학교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상훈과 구대성도 각각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메츠에 진출했으나 한국에서 미국으로 바로 간 것이 아니라 일본프로야구를 거쳐 갔다. 최향남 역시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으나 마이너리그에서만 뛰다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나마 지난 2009시즌 종료 후 한화 이글스에서 뛰던 외국인투수 브래드 토마스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100만 달러(약 11억 원)를 받고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 계약을 맺으면서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그 외에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외국인 선수들은 스프링캠프 초청 선수 또는 마이너리그 계약을 통해 이뤄진 것이다.
그렇다면 윤석민이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최초의 한국인이 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나 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소속구단인 KIA가 열쇠를 쥐고 있다. 포스팅시스템은 일종의 비공개 입찰제도이다. 국내 구단에 소속된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경우 가장 높은 이적료를 제시한 구단에게 독점 협상권을 부여한다. 구단은 이적료를 받고 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하는 것이다. 즉, KIA가 허락하지 않으면 포스팅에 참여 자체가 불가능하다.
KIA는 지난달 선동렬 신임 감독을 추대하면서 내년 시즌 우승을 목표로 일본 미야자키로 마무리훈련을 떠났다. 구단으로서는 올 시즌 17승을 거두며 정규시즌 MVP를 수상한 윤석민을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윤석민의 메이저리그 진출 선언이 공개된 7일 오후 OSEN과 전화통화를 한 ML 관계자 역시 "KIA는 얼마 전에 새로운(선동렬) 감독이 부임했다. 우승을 위한 카드였을 것이다. 그러나 에이스가 포스팅을 통해 빠진다면 새 감독과 불편한 일이 될 것"이라면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번째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윤석민에게 얼마만큼 관심을 갖느냐다. 일단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윤석민이 포스팅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접하고 조금은 놀라는 분위기도 있었다. 시즌 말미에 윤석민이 포스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이미 지난 2008베이징올림픽과 2009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윤석민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 당시 윤석민은 한국팀의 에이스로 나서 중요한 경기 때마다 호투를 선보였다.
무엇보다 윤석민은 지난 2009년 3월 22일 미국 LA다저스 구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전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7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며 한국팀을 결승으로 끌어 올렸다. 베네수엘라는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던 강타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윤석민은 이들을 상대로 140km 후반대 직구와 130km 후반대 슬라이더, 그리고 커브와 체인지업까지 배합하며 호투했다.
그러나 당시 한 경기만으로 윤석민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후 윤석민은 한국에서 3시즌을 보냈다. 2009년 9승4패7세이브, 2010년 6승3패3세이브, 2011년 17승5패1세이브를 기록했다. 3년 가운데 올 시즌을 제외한 지난 2년 동안은 성적이 좋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WBC 이후 종종 한국을 방문해 윤석민의 투구를 지켜봤다. 그러나 꾸준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ML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KIA 구단이고, 그 다음은 윤석민의 의지다. 우리는 윤석민의 메이저리그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가능성이다. 한국과 메이저리그는 환경부터 야구 스타일까지 많이 다르다"면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윤석민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큰 배팅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한국은 2008베이징 올림픽 전승 우승과 더불어 2009WBC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야구 강국이 됐다. 그러나 올해 메이저리그에서는 추신수(29,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밖에 없다. 국위 선양 측면에서는 윤석민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KIA 구단과의 문제, 그리고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계약까지 마치기까지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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