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무잡잡한 피부가 더 까매져 있었다. 짧게 깎은 머리는 그의 근황을 말해줬다.
넥센 히어로즈의 주전 유격수 강정호(24)는 지난 4일 전라도 광주 31사단 신병교육대에서의 4주 군사훈련을 마쳤다. 지난해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그는 이제 군대 문제까지 해결하면서 마음편히 운동할 수 있게 됐다.
8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강정호는 군사훈련에 대해 묻자 "집에 돌아온 다음날도 6시에 눈이 떠졌다"는 말로 그동안의 생활을 표현했다. 평소 사이클과 다르게 오전 6시에 일어나 밤 10시에 잠드는 생활을 반복했기 때문이었다.

강정호는 "아침에 일찍 일어났더니 하루가 길어 좋다"며 "앞으로도 계속 일찍 일어나야겠다"고 웃었다. 훈련시작일을 일주일 앞당겨 나온 그는 "퇴소가 저번주 금요일이라 더 쉴까 하다가 트레이너 형과 이야기해 오늘부터 바로 운동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133경기 449타수 135안타 타율 3할1리의 맹타로 프로 데뷔 후 첫 골든글러브 유격수 부문 수상이라는 영예까지 안으며 최고의 해를 보냈다. 그에 비해 비교적 부진했던 올해 성적(123경기 444타수 125안타 타율 2할8푼2리)은 만족스러울리 없다.
강정호는 "지난해에 비해 수비는 좋아진 것 같은데 타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지난해 경험해보니 타율 3할은 정신력 싸움이었다. 앞 세 타석에서 잘 치고도 마지막 타석에서까지 집중할 수 있느냐가 3할 타자를 결정하는 것 같다"고 그동안의 느낀점을 말했다.
올 시즌 초반 부진도 결국은 마음가짐 문제였다. 강정호는 올 시즌 4번타자로 낙점된 뒤 5월까지 145타수 34안타 타율 2할3푼4리로 힘없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6번타자로 내려간 후 6월에만 3할5푼6리의 타율을 보이며 되살아난 타격감을 자랑했다.
4번타자라는 부담감. 강정호는 "장타력에 대한 욕심이 생기다보니 스윙이 커졌고 타율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유격수라는 수비 위치 때문에 무작정 파워를 늘릴 수도 없었다. 그는 "이대호, 최형우 선배는 나와 체격 자체가 다르다. 나는 유격수로 나서야 하기 때문에 살을 찌울 수도 없어서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이면 그도 벌써 7년차 선수가 된다. 프로로서 주어진 역할에 책임을 져야 할 때다. 그는 "그만큼 했으면 실력이 늘어나야 하는데 오히려 줄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다. 내년에는 거창한 목표 같은 건 없다. 그저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해 공수 양면에서 잘했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소박한 바람을 드러냈다.
그런 면에서 올해 팀에 들어온 장타자 박병호(26)는 그의 타격 부담감을 덜어줄 고마운 존재다. 강정호는 "병호 형이 와서 이제 내가 인터뷰할 일이 없다"고 웃으면서도 "올해 팀 성적이 안좋아 슬펐다. 하지만 선수들의 경험이 쌓이면 좋아질 것이다.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며 내년 팀 성적과 개인 성적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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