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KIA 윤석민, 한화 류현진과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대리인 계약을 맺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한국야구에서도 본격적인 에이전트제가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이번 계약건에 대해 “KBO와 KIA 구단에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이 미칠지 고민해봐야겠다. 국내에서는 대리인 제도가 없지만 해외진출을 위해선 미리 허용할지 여부 등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KBO로서는 보라스를 시작으로 에이전트들이 줄줄이 다른 선수들과도 ‘해외 진출’을 위한다는 명분하에 직접 대리인 계약을 맺는 일이 비일비재할 수도 있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보라스 계약건을 그대로 인정해주면 소속 구단의 허락 없이 에이전트를 둘 수 있으면서 선수들은 에이전트들의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보라스는 메이저리그 구단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다. 선수들에게는 ‘대박 계약’을 이끌어내주는 슈퍼 에이전트이지만 구단들로서는 직접적인 금전적 소비도 그렇고 보라스가 뒤에서 선수들을 조종하는 것에 불만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라스는 소속 특급 선수들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포지션 고정 등을 배후 조종한다는 얘기까지 나돌 정도이다.
에이전트계에서는 이런 일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7년차 해외진출 자격을 얻었으나 구단이 허락하지 않아 해외진출을 이뤄내지 못하면 다음 시즌부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한다. 이미 계약한 에이전트의 지시로 2년 후 FA(프리 에이전트)로 해외무대에 가기 위해 몸관리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는 가정이다. 성적보다는 몸관리에 치중하게 되고 해외 구단 스카우트들이 올 때에만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것이 에이전트들의 설명이다.
KBO는 해외진출을 위한 에이전트 계약으로 연봉협상 등 국내무대에서는 전면에 나설 수 없다며 FA 신분이 아닌 상황에서 에이전트 계약에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지만 연봉 협상 테이블에만 직접 나서지 않을 뿐 배후에서 얼마든지 선수를 도와줄 수 있다. 연봉협상을 위한 자료 준비, 협상 방법, 그리고 각종 스폰서 지원 등을 소속 구단 모르게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 에이전트들의 이야기다.
결국 이런 현상은 해외진출을 앞둔 선수 뿐만아니라 신인 등 젊은 유망주들 모두에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야구에도 ‘대리인 제도’가 자리를 잡게 된다는 게 에이전트들의 주장이다. 모두가 ‘해외진출 준비’를 위한 계약이라고 주장하면 문제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