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 "선수협 회장? 절대 맡을 일 없다"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1.11.11 06: 50

"홍성흔이 좋은 자리를 얻으려 한다는 루머도 들었다. 그러나 난 선수협이 잘 해결되기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 뿐이다".
선수들이 직접 나섰다. 내부 비리 혐의로 행정이 마비된 프로야구선수협의회를 살리기 위해 각 구단 고참 선수들이 움직였다. 지난 10일 대전역사 회의실에 모여 3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벌였다. 상당수 선수들이 조심스런 모습이었지만 그들을 대표해 롯데 홍성흔(34)이 실질적인 대변인 역할을 했다.
사실 홍성흔에게는 부담스런 일이다. 선수협 회장 손민한은 얼마 전까지 롯데에서 한솥밥 먹은 선배였다. 그는 "손민한 선배랑 같은 팀에 있었는데 내가 나서는 모양이 그렇다"며 조심스러워했다. 롯데에서도 손민한에 이어 홍성흔까지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가 마뜩 찮다. 홍성흔도 누구보다 이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 나서야 했고, 홍성흔이 직접 움직였다. 항간에서는 '홍성흔이 선수협 회장이 되려는 것 아니냐'고 수군거렸다.

하지만 홍성흔은 단호했다. 그는 "구단에서도 내가 나서는 모양새에 대해 걱정이 많다. '왜 또 롯데에서 나오냐'는 이야기도 있다"며 "하지만 이번 자리에 나올 때부터 구단에게 확실하게 이야기했다. 내가 선수협 회장을 맡을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그러면 스스로 옷을 벗겠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선수협 정상화를 위해 움직이는 것이지 어떠한 의도가 있다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는 "지금 누가 이렇고 저렇다 말들이 많이 나온다. 홍성흔이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해 위해, 이익을 얻기 위해 그런다는 루머도 들었다"며 "나만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이런 일을 벌인다면 나 스스로 옷을 벗겠다. 선수협에 대해서 무엇을 원한다거나, 부당한 이익을 챙기기 위해 이런 일을 벌인다면 내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며 "모두 우리 동료들과 후배들을 위한 행동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 우리 선수들은 진짜 순수한 마음이고, 정의롭게 뛰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홍성흔은 "쉬면서 몸을 만들어야 할 시기에 이런 일이 생겨 스트레스가 많다"고 한숨 쉬었다. 이날 회의를 위해 오전에 양승호 감독에게 허락을 받고 대전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그만큼 더 이상 가만히 지켜보고 있기에는 선수협 상황이 말이 아니었다.
그는 "정말 어렵게 만든 선수협인데 고참으로서 지켜야 할 필요가 있었다"며 "선수협에게는 지금이 정말 중요한 시기다. 지금 이대로 가면 신용을 잃고, 아예 없어질 수도 있다. 일 처리를 정상적으로 할 수 있도록 고참들이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흔은 "어느 선수라도 이런 자리에는 나서고 싶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라며 "우리 어린 선수들 그리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동료들이 더 이상 이런 일에 신경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말 투명하고 깨끗한 선수협이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굳게 입술을 깨물었다.
선수협은 지금 위기에 놓여 있다. 집행부는 이미 제 기능을 잃었다. 선수협 좌초 위기에서 고참 선수들이 직접 나섰다. 그 중에서도 홍성흔은 누구도 원치 않던 대표의 대표로 나섰다. 순수하게 동료 및 후배들이 마음 편하게 야구하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다. 그런 그에게 '회장직 루머'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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