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호, '만화축구' 실종이 가장 큰 문제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11.17 08: 12

한국 축구가 레바논에 1-2로 패배했다. 패배의 충격이 만만치 않다. 레바논에 처음 패배한 것도 문제였지만 불과 2달 전 6-0으로 승리한 상대를 넘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 충격을 극복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아직 최종예선행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년 2월 29일 홈서 열릴 쿠웨이트전에서 최소한 비겨야 한국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진출하게 된다. 그러나 쿠웨이트전에서 무승부를 생각할 수는 없다. 반드시 승리를 차지해 대표팀을 향한 불신을 잠재워야 하는 상황이다.
분명 레바논전은 졸전이었다. 패배보다 더 큰 문제는 한국 축구의 지향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 선수들은 집중력 부족에 상대 레바논 선수들을 놓치기 일쑤였다. 특히 패스의 질이 너무 떨어졌다. 그라운드 사정이 최악이긴 했지만 1-2 패배의 핑계가 될 순 없었다.

패스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조광래호에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조광래 감독은 부임 초기부터 이른바 '만화축구'를 추구했다. 만화축구란 선수들의 유기적인 호흡과 지속적인 포지션 변경, 그리고 척척 맞아 떨어지는 패스 플레이를 목표로 삼는 축구다. 그런데 그것이 되지 않는다면 현 상황이 최악임을 입증한다.
지난 1월 아시안컵까지만 해도 조광래 감독이 추구하는 만화축구가 잘 실현되는 듯했다. 그러나 박지성의 은퇴와 이청용의 장기 부상으로 선수층에 문제가 생겼다. 게다가 아시안컵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박주영과 지동원, 구자철 등이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며 경기력 저하를 불렀다. 특히 이번 레바논전을 앞두고 기성용이 건강 이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것이 치명타였다.
결국 대표팀은 레바논전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축구를 한 번도 보여주지 못한 채 무너지고 말았다. 막판에는 레바논의 밀집 수비를 깨고자 소위 '뻥축구'가 나왔다. 그러나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해결해 줄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선수도 없었고 크로스도 부정확했다. 힘들게 측면을 돌파한 의미가 없었다.
현재 대표팀은 최종예선 진출도 불투명한 상태다. 물론 최종예선행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대표팀이 지향해야 할 것은 최종예선 진출이 아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넘어 16강 이상을 바라봐야 한다.
대표팀은 빨리 전열을 수습해야 한다. 레바논전 패배는 잔디, 심판, 레이저 등 때문이 아니라 대표팀 자체의 문제 탓이었다는 점을 인식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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