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판 승부는 정규리그와 특성이 달라 어떻게 될지 모른다".
김한윤(37, 부산)은 이번 시즌 수원을 만나 울고 웃었다. 김한윤은 지난 5월 21일 수원 원정에서 자책골을 넣었다. 그의 자책골에 부산은 수원에 승리를 거두지 못할 뻔했다. 다행히 양동현이 종료 직전 결승골을 넣어 김한윤은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김한윤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자책골에 대한 아픔을을 컵대회 준결승에서 되갚아줬다. 김한윤은 7월 6일 열린 컵대회 준결승전에서 후반 45분 결승골을 넣어 부산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김한윤은 그 당시의 영광을 오는 20일 다시 한 번 재현하려고 한다.

다윗과 골리앗의 승부라고 불린다. 수원과 부산의 대결 말이다. 양 팀은 이날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십 6강 플레이오프(PO)를 갖는다. 정규리그 순위는 수원이 4위, 부산이 5위로 단 한 계단 차이지만, 승점차는 9점이나 난다.
또한 수원은 51득점 33실점으로 16개 구단 중 다득점 4위, 최소실점 4위로 공·수 밸런스를 갖고 있는 팀. 반면 부산은 다득점은 5위(49득점)이지만 실점은 43점(최소 실점 9위)이다. 전력의 차이가 확실하다. 다만 이번 시즌 부산이 수원을 세 차례 상대해 모두 이겼다는 것이 변수다.
그러나 수원은 지난 7월 23일 부산에 패한 후 9승 2무(정규리그)를 기록하며 11경기 무패행진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FA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패배를 경험하기는 했지만 정규리그에서 만큼은 무적에 가까웠다. 즉 부산이 상대했던 수원과 지금의 수원은 전혀 다르다.
그런 수원을 상대하게 됐지만 부산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긴장감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는 PO 경험이 많은 노장 김한윤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4일 부산 구단의 클럽하우스서 만난 김한윤은 "서울 시절부터 수원전은 서로 재밌는 경기를 펼쳤다. 긴장감은 없다. 이기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부산의) 젊은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어린 선수들 모두 잘 따라주고 있어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수원전을 앞둔 심정을 밝혔다.
김한윤은 "어린 선수들이 구토를 할 정도로 열심히 훈련을 했다. 1군과 2군의 차이 없이 열심히 견뎠다. 내가 나이가 있어 힘들기는 했지만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생각에 참고 열심히 견뎠다"며 부산의 6강 PO 진출이 단순히 운이 아니라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전했다.
그런 만큼 수원전에 대한 욕심이 있다. 김한윤은 "PO는 단판 승부이기 때문에 정규리그와 특성이 다르다. 어떻게 될지 모른다. 열심히 준비했다. 수원이 이번 시즌 우리에게 3번이나 패배해 많이 화가 났을 테지만 우리는 준비를 잘하고 있다. (이범영의 올림픽팀 차출로) 골키퍼가 한 명이고 박종우가 나와 호흡을 맞추다 빠지게 되었지만 다른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만큼 큰 걱정은 없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사실 김한윤은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에서 수석코치로 호흡을 맞췄던 안익수 감독의 부탁에 부산의 플레잉코치로 부임했다. 그러나 코치라기 보다는 선수였다. 그는 이번 시즌 컵대회를 포함해 26경기에 출전했다. 기록도 좋았다. 3골 1도움을 올린 것. 개인 통산 15시즌 중 최고의 활약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한윤은 "동계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서울 소속으로 챔피언결정전을 마친 후 코 수술을 받아서 4개월을 쉬웠다. 그래서인지 후반기 막판에는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내가 느꼈다"고 답하며, "골이 늘어난 것은 서울에서는 내가 아니어도 골을 넣을 선수가 많아 뒤에서 안 보이는 것을 하려고 했고, 부산에서는 감독님께서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주문하셔서 골을 넣고 싶다는 생각에 더욱 집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에서 생활을 만족하고 있었다. 비록 가족과 떨어져 지내지만 어린 동료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기뻐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성장이 김한윤의 성취욕이나 마찬가지인 것. 그렇기 때문에 그는 이번 PO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하고 있다. PO에서 좋은 성적이 어린 선수들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 그런 점에서는 김한윤은 선수가 아니라 확실한 플레잉 '코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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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이파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