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협상이 한창인 11월, 한편에서는 '억' 소리 나오는 금액이 오가지만 그 뒤에는 언제 방출통보를 받을지 몰라 추운 겨울을 보내는 선수도 존재한다.
마침 올해엔 NC 다이노스의 전력 평준화를 목적으로 20일부터 23일 사이에 2차 드래프트가 실시된다. 각 구단은 8개 구단에서 지정한 40인의 보호선수를 제외하고 3라운드에 걸쳐 선수를 지명할 수 있다. 원 소속팀 보상 금액은 1라운드 3억, 2라운드 2억, 3라운드 이하 1억으로 책정됐다. 때문에 각 구단에서는 2차 드래프트를 대비해 선수 방출을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예년까지는 각 구단이 자유계약으로 방출된 선수 가운데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면 올해는 2차 드래프트에서 같은 작업을 벌여야 한다.
각 구단은 2차 드래프트에서 전력 출혈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부족한 전력을 보완하고자 준비에 한창이다. 롯데 양승호(51) 감독은 "40명을 보호하면 쓸 만한 전력이 없다고 느낄 수 있지만 다른 구단에서 포지션 중복 때문에 남는 전력이라 해도 우리 팀에는 필요한 선수가 있을 수 있다. 2차 드래프트에서 우리의 부족한 전력을 보완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즉시 전력감을 찾기는 쉽지 않다. 보통 부상이나 부진 등을 이유로 더 이상 활약을 기대하기 힘든 선수가 방출 명단에 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흙 속의 진주'를 찾는 과정은 더욱 중요하다. 실제로 최근 3년간 방출선수를 자유계약으로 영입해 쏠쏠하게 재미를 본 경우가 심심찮게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좌완 스페셜리스트' 이상열(34)이다. 왼쪽 어깨 부상으로 2년간 신음하던 이상열은 결국 2009년이 끝난 뒤 히어로즈에서 방출됐고 곧바로 여러 구단에서 러브콜을 받았으나 결국 LG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이상열은 2010년 76경기, 2011년 77경기에 등판해 각각 16,18홀드를 올리며 좌완 원포인트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2년간의 활약을 발판으로 올해 FA를 선언, 현재 LG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자유계약 선수로 방출된 지 2년 만에 FA를 당당하게 선언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간 것이다.
지난해 삼성에서 방출된 뒤 고향 팀은 SK로 자리를 옮긴 박진만(36)은 완벽하게 부활에 성공했다. 삼성에서 김상수에 밀려 유격수 출전 기회가 줄어들고 2루수, 3루수 전환 제의를 받자 박진만은 결국 팀에서 나오는 길을 택했다. 이후 '국민 유격수'를 영입하려는 복수 구단의 치열한 경쟁이 있었고, SK를 선택한 박진만은 올해 100경기에 주전 유격수로 출전하며 2할8푼 6홈런 39타점으로 부활에 성공했다.
앞의 두 선수는 선수 본인이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진만은 주전 유격수를 요구하며 삼성에 방출을 요구했고, 이상열 역시 스스로 히어로즈에서 나오고자 했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정원석은 기량 저하를 이유로 2009년 말 두산에서 방출됐고 이후 한대화(51) 감독이 동국대 시절 애제자를 한화로 불러 어렵게 프로 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다.
정원석은 2010년 '무주공산'이었던 한화의 2루에 안착, 118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 7홈런 42타점 기록하며 그 해 한화의 팀 내 수위타자에 올랐다. 3할 역시 프로 데뷔 후 처음인 기록이다. 올해는 82경기 타율 2할5푼 4홈런 26타점에 그친 채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지만 정원석이 있었기에 한화 내야진은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올해는 2차 드래프트로 형태를 달리하지만 각 구단의 후보 선수들은 '야구인생 2막'을 열 준비를 마쳤다. NC를 포함한 9개 구단 역시 흙속의 진주를 찾기 위해 전력분석팀을 운용할 준비를 마쳤다. 내년 또 한명의 '방출생 신화'를 쓸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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