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근(31)이 LG 트윈스와 내부 FA 계약 협상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며 사실상 타팀으로 이적을 택했다.
이택근은 19일 오후 2시 잠실에서 LG 백순길 단장을 비롯해 협상 실무자들과 만난 후 "구단과 만났으나 바뀐 사항은 없었다"면서 "FA 시장에 나가 타 팀과 협상을 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LG와 계약은 끝났다고 볼 수 있다. 협상 결렬에 이어 결별을 선언한 셈이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관심은 내년 시즌 LG 1루수는 누가 맡을 지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0순위는 바로 '작뱅' 이병규(28)다.

지난 16일 진주 연암공대 야구장에서 마무리 훈련을 지휘하던 김기태 감독은 "이택근을 비롯한 모든 선수들이 남았으면 좋겠다. 그러나 금액 차이가 큰 것 같다"라고 말하면서 "혹시 이택근이 떠난다면 내년 시즌 1루 후보는 작뱅(작은 이병규)이다"라고 밝혔다.
▲작뱅, 그는 원래 1루수였다
이병규는 지난 2006년 한양대를 졸업한 뒤 신고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대학시절 그의 수비 위치는 1루수였다. 그러나 LG 유니폼을 입은 뒤 외야수로 전향했다. 1루 수비를 못한 것이 아니라 강한 어깨와 타고난 운동 감각 때문에 외야 글러브를 끼었다.
실제로 이병규는 지난해 데뷔 처음으로 3할을 돌파하며 12홈런 5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당시 주로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정확한 홈 송구와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줬다. LG에는 이대형, '큰' 이병규, 이진영, 박용택 등이 있었지만 이병규는 그 속에서 살아 남았다.
▲왼 무릎 부상 때문에 외야는 부담스럽다
그렇지만 이병규는 왼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인해 더 이상 외야 수비는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있다.
이병규는 왼 무릎 십자 인대 파열로 인해 군 면제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 시즌 103경기에 출장하며 또 다시 무릎이 좋지 않았다. 이로 인해서 올 시즌 전반기를 재활군에서 머물다 지난 8월 23일에서야 처음으로 1군 경기에 출장했다. 1군에 복귀한 이병규는 좌익수로 몇 차례 출장했지만 대부분 지명타자로 나섰다.
시즌 종료 후 이병규는 무릎 부상 부위에 수술과 재활을 놓고 고민했다. 그의 타고난 타격 재능이 아까워 구단도 미국과 독일 등에 적극적으로 자문을 구했으나 수술 대신 재활로 가능하다는 소견을 받고 현재 구리에서 재활 중이다.
▲1루 수비 공백 어떻게 극복할까?
문제는 1루수로 오랜 시간 동안 공백기를 가졌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은 "원래 1루수였고, 운동 신경이 있다"면서 이병규가 1루수로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뜻을 나타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병규가 왼 무릎 상태가 좋아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동안 얼마만큼 훈련을 소화하느냐가 관건이다. 수비는 훈련 이외에 방법이 없다.
LG는 이택근이라는 주전 1루수를 잃게 됐지만 이로 인해 그 동안 재능을 썩힌 '작뱅' 이병규의 원래 포지션 복귀가 또 다른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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