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슈퍼스타K3' 준우승팀 버스커버스커의 방송 보이콧 사태가 오디션 프로그램의 사후관리 시스템에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주목된다.
현재 시스템으로는 제2의 버스커버스커가 언제든 나타날 수 있기 때문. 버스커버스커는 오디션이 끝난 직후 엠넷의 사후관리 제도인 인큐베이팅 시스템에는 합류하지 않겠다고 선언, MAMA를 비롯한 엠넷 관련 프로그램 출연을 모두 보이콧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꼭 자사에 인기 스타를 유치하겠다는 목적만 있는 건 아니지만, 그동안 방송편집을 통해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주고 홍보를 해준 방송사 입장에서는 일종의 '먹튀'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일.
그러나 현 시스템으로는 오디션의 우승만 거머쥐고, 향후 방송사와 '인연'을 끊어버려도 제재를 가할 방법은 없는 상태다. 상식적으로 이같은 상황을 예상하기 어려웠던 데다가, 엠넷과의 '매니지먼트' 계약은 오디션에서 떨어진 후에야 맺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출연자들은 오디션이 끝난 상태에서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라 소속사가 정해질 때까지 엠넷으로부터 '관리'를 받길 원하지만, 일부 인기 출연자는 이 과정에서 엠넷과의 수익배분, 스케줄 조정 등에 불만을 내보이며 계약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팀 단위의 출연자들이 등장하면서, 멤버간에 의견이 맞지 않아 갈등을 야기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슈퍼스타K'의 심사위원 이승철도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그렇다고 해서 오디션을 시작할 때부터, 다짐을 받아놓고 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 '슈퍼스타K'는 상업화되지 않은 친구들을 발굴하는 게 목적인데, 벌써부터 그 자리를 상업적으로 해석하는 등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승철의 말대로, 오디션 출연자들에게 '각서'를 받을 수도 없는 일. 인기 출연자에 대해서는 엄청난 양의 스케줄이 주어지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해야 하는 만큼, 이를 무조건 강요했다가는 '노예 계약' 논란이 생길 수도 있다. 출연자 입장에서는 오디션을 '미끼'로 방송사의 배를 불리는데 자신이 이용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는 현재 방송 중인 MBC '위대한 탄생', SBS 'K팝스타'에서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 일이다. 방송사에서 출연자들을 '띄워주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을 시키기도 하지만, 상당히 '핫'한 출연자가 생길 경우 프로그램을 위해 해당 출연자가 필요할 수도 있는데, 이때 마찰 가능성은 언제든 내포돼 있는 셈이다. '키워줬더니 배신한다'는 방송사의 논리와 '오디션과 방송활동은 별개'라는 가수의 논리가 충돌할 수 있다.
버스커버스커 사태를 맞아,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인기 출연자들의 사후관리와 관련해 대책을 논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 '슈퍼스타K4'는 심사위원의 역할을 좀 더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승철은 "아이들을 '낳는 것'보다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버스커버스커 사태처럼) 이렇게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심사위원이 책임을 다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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